성령으로 새롭게 변화될 수 있도록
우리는 친한 사람의 생일이 되면 축하를 합니다. 축하카드나 이메일을 쓰고 좋은 선물도 준비합니다. 맛있는 음식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요. 교회에도 생일이 있습니다. 교회의 생일이 언제일까요? 예,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파스카 사건 이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교회를 형성하고 교회를 성화시키는 성령을 보내주셨기 때문입니다.
생일이 되면 선물을 나누듯이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선물을 주십니다. 바로 ‘성령’입니다. 축하카드에는 어떤 말씀이 적혀있을까요? 예,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빈다. 그리고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19,21)
생일잔치 음식(선물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슬기, 통달, 의견, 굳셈, 지식, 효경, 두려워함. 예, ‘성령 7은’ 입니다. 그리고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 ‘성령의 9가지 열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이런 것들을 기쁘게 받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공짜로 주시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뭘까요? 예, ‘기도’입니다. 기도 할 때 주십니다.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마태 7,7) 하시지 않았습니까? 내게 필요한 선물이 있다면 반드시 기도로서 문을 두드리시기 바랍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이 되면 온통 붉은 색이 등장합니다. 사제의 제의도 그렇고, 제대의 초 색깔도 그렇습니다. 성령을 이렇게 붉게 표현하는 것은 성령의 불이 우리 마음에 타올라서 새로워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성령의 불이 우리 마음에 타올라서 태워버려야 할 것들은 태워버리고 새로워진 마음으로 새롭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는 성령이 각 사람 위에 내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나라의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변화된 사람은 말에서부터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하는 일상의 이야기가 세속적인 이야기, 남을 헐뜯는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고 신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 오늘 복음 말씀처럼 다른 사람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 마음을 갖는 것, 이 모든 것이 성령으로 변화된 사람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은 성령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 변화될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나, 변화된 우리 가정, 변화된 우리 성당, 변화된 우리 사회.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나부터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령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큰 선물입니다. 하느님은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 주시면서 좋은 열매를 맺어가기를 원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9가지 성령의 열매입니다.
우리가 우리 안에 성령을 모시고 사랑으로 새롭게 살아간다면 이 열매들은 나도 모르게 풍성히 맺어질 것입니다.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을 보내면서 내 안에 새롭게 변화되어야 할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돌아보고, 지금부터의 내 삶이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삶이 되도록 기도 드려야 할 것입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아멘.
송현동 본당 정철환 타대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