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
'하느님은 3등입니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의 내용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 같아 먼저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1등은 하고 싶은 일, 2등은 해야 하는 일, 3등은 하느님 만나는 일.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해야 하는 일 다 마치고 그 후에 여유가 있으면 하느님을 만나줍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도 하느님은 3등입니다. 내 힘으로 한번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 도와달라고 해보고, 그나마도 안 될 때 하느님을 부릅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거리에서도 하느님은 3등입니다. 내게 가장 가까이 있는 내 자신, 그 다음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그 다음에야 저 멀리 하늘에 계신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나는 1등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부르기만 하면 도와주십니다. 내가 괴로워 할 때는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오십니다. 아무도 내 곁에 없다고 생각이 들 때는 홀로 내 곁에 오셔서 나를 위로해 주십니다. 나는 하느님께 언제나 1등입니다. 나도 하느님을 1등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사를 제쳐놓고 만나고, 작은 고비 때마다 손을 내미는…. 나도 하느님을 1등으로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게 1등이신 하느님을 나도 1등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하느님은 몇 등이십니까?”
이 글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우리들 마음속에는 하느님이 먼저이지만 우리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흔히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온갖 일들을 다해 보고, 고민하고, 걱정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보고, 그래도 안 되겠다 싶으면 마지막으로 "기도라도 해 보자."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마음은 하느님보다 다른 곳에 더 쏠려 있는 듯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반성해 보면서 하느님을 언제나 1등으로 섬기는 사람으로 살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합시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오늘은 기도하는 사람의 자세에 대해 들려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새겨봅시다. 예수님은 벗에게 빵을 구하러 간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 7, 7-8)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에게 든든한 힘이 됩니다. 위로해 주시고 지켜주시며,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온전히 믿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청하고 그분께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기도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약한 존재입니다. 완벽하지 않기에 주님의 은총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며 살아야 합니다. 기도는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고, 열망하는 것이고, 듣는 것이고, 믿는 것입니다. 기도로 자신을 무장하고 하느님의 능력 안에 있는 사람은 결코 약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미약하지만, 기도하는 우리는 무한히 강한 사람으로 변화됩니다. 그 강함은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켜 주시는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어떤 곤경과 환난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진리를 우리는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간절히 청하는 사람에게 주십니다. 청하는 만큼 주실 뿐 아니라 더 풍성하게 응답해 주십니다. 우리가 걷는 인생길이 고달프다 하더라도 우리의 든든한 후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며 힘을 주신다는 그 믿음으로 기도를 통해 힘을 얻고, 기도 안에 머무르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 7,8)
가톨릭 상지대학교 행정지원처장 차호철 세례자 요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