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3, 3 전교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승천하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유언을 남겼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예수님의 이 말씀은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한 말씀입니다. 전교는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신자들은 지레 겁을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자 여러분, 1년에 많이도 말고 한 사람만 꼭 전교해 주십시오. 그러면 신자 배가 운동이 되고 우리는 매년 이만한 성당 하나씩 지어야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교가 쉽지 않은 이유는 부족한 것이 한 가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이끌고 나올 때 확신에 찼듯이,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말씀하실 때 확신에 찬 말씀을 하셨듯이 우리도 확신에 찬 신앙을 가질 때 전교에 열정적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어느 시골 시장에 확신에 찬 약장사가 있었습니다. 약장사 앞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약장사 옆에 가두선교 탁자를 갖다 놓고 신자들과 신부님, 수녀님이 가두선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천주교를 믿으세요. 천주교를 믿으세요. 그러면 구원을 받습니다.”하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약장사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가두선교 탁자 앞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저녁이 되자 약장사가 정리를 하고 있는데 신부님이 약장사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선생님 탁자 앞에는 사람이 메워터지도록 모이는데 우리 탁자 앞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습니까?” 약장사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나는 가짜 약을 진짜 약처럼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진짜 약을 가짜 약처럼 팔고 있으니 사람이 모이겠습니까?”
전교 주일에 약장사의 말을 우리는 새겨들어야 합니다. 진짜를 진짜로 팔기 위해서는 확신과 신념이 중요합니다. 신앙의 해를 맞아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을 가질 때 우리는 1년에 한 사람을 전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신앙의 확신은 어떻게 생기는 것입니까? 그것은 기도에서 신앙의 확신이 생깁니다. 우리는 기도하지 않고 신앙의 확신을 가질 수 없고, 기도 없이 선교할 수 없습니다. 전교 주일에 유명한 구호가 있지 않습니까?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전교하자.” 이 구호 역시 기도 안에서 신앙의 확신을 먼저 가져야 선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교주일에 신앙의 확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마리아인처럼 이웃사랑실천도 전교에 아주 중요합니다. 그는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가엾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는 강도를 만나 심한 상처를 입은 그를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줄 뿐 아니라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소홀함이 없도록 특별히 당부하고 떠났습니다. 그에 따르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최선의 배려입니다. 고통 중에 있는 이웃에게 측은한 생각을 넘어 손해를 감수하면서 끝까지 보살피는 행동이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반대로 일이 급해서 반대쪽으로 가버렸던 사제나 자기의 정결을 더럽혀질 것을 염려하여 지나쳤던 레위인의 모습이 우리 안에 없는지 반성해 봐야합니다. 사마리아인처럼 소중한 두 데나리온을 일면식도 없는 가엾은 이를 위해서 흔쾌히 사용하듯이 우리도 이웃의 아픔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 34-35) 이웃사랑 실천은 천주교 신자의 좋은 표양이며 전교의 지름길입니다.
전교주일을 맞아 예비자 모집 때 이런 현수막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세 번 찾아가고, 세 번 밥 먹고, 세 번 입교 권면하자.” 사랑과 관심을 갖고 세 번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세 번 같이 밥을 먹으며 친교를 나누고, 세 번 성당에 가자고 권유해보자는 것입니다. 전교는 교리지식이나 말 재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과 관심, 좋은 표양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기 신앙의 확신이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복음 환호송)
영덕성당 공한영 고스마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