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신앙으로 새 삶을….”
지난 1월 ‘안녕하십니까?’라는 말마디로 시작된 고려대 학생의 대자보는 ‘소통과 단절’이라는 주제를 격렬한 논쟁의 중심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리고 2월에는 우리의 안일함과 타성으로 인해 발생한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많은 젊은이들과 이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정치권의 부정, 부패, 무지, 교만, 단절이라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점을 확연하게 드러낸 ‘세월호 참사’가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아직도 화가 나고 허무함에 제대로 잠을 이루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자칭 25,000달러의 일인당 국민소득을 자랑하는 고소득 국가, 중고등학생들이 세계학력경시대회에서 꾸준히 3위권 이내에 입상하는 세계 최고의 교육열과 학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하나의 거품이었고 실속 없는 삶이었음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이런 시기에 오늘 1독서에서 사도들은 초대교회 공동체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기도와 말씀에 대한 열심(사도 6,4)을 통해 반성하고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의 사회 전반적인 문제점을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사도들과 주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번 살펴보고 다시금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베드로와 동료 사도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도 ‘갈릴레아로 돌아가 고기잡이로 살겠다’(요한 21,3)며 고집을 피웁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아온 새로운 삶보다 기존의 관행과 습성을 고집하는 그들에게서 우리의 자화상을 보게 됩니다. 또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스의 반응은 어떠하였습니까? 동료의 말이나 증언을 무시하고 자신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불신의 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요한 20,25) 정부와 우리의 골 깊은 불신, 세대 간의 대화단절에서 비롯되는 갈등도 떠오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빈 무덤을 보고 크게 통곡합니다.(요한 20,11) 이는 어떤 모습의 신앙인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중에 여러 번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하여 말씀하셨는데, 빈 무덤이 울어야하는 상황인가요? 아니면 기뻐해야하는가요?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감성에 많은 중점을 두고 생활하는 신앙인을 봅니다. 외모에 중심을 두고 살아가는 우리들과 비슷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과거의 관행과 습관을 버리지 못하던 이들이, 의심과 불신으로 타인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지 못하던 이가, 감정을 따라서 살아가던 사람이 성령을 받아서 새롭게 태어나게 됩니다.(사도 2,3) 그러면서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기쁘게 세상에 선포하면서 살아갑니다. 우리들도 성령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야 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국민가수였고 힘들어하는 이들의 어머니인 메스티조(혼열)로 태어난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입니다. 군부독제에서 고통 받는 이들과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노래로 위로를 선물하였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세상에 선포하였습니다. 노래를 통하여 부활신앙을 실천하였으며, 진리와 정의에 대한 갈증과 생명에 대한 찬가를 우리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오늘 저녁 그녀가 불러준 ‘삶에 대한 감사(Gracias a La Vida)’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분노와 허무함의 삶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려합니다.
“나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인간의 정신이 열매를 거두는 것을 볼 때,
악에서 멀리 떠난 선함을 볼 때
그리고 당신의 맑은 눈의 깊은 곳을 응시할 때
삶은 내게 그 틀을 뒤흔드는 마음을 선사했습니다.”
사벌퇴강 본당 박재식 토마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