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강론

천주교 안동교구

말씀마당

이주의 강론
HOME > 말씀마당 > 이주의 강론

[11월 18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한 표징"

사목국이메일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한 표징

 

 

찬미예수님~!!!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명지휘자인 토스카니니(18671957)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지휘자가 아니었고, 첼로 연주자였는데, 불행하게도 그는 아주 심한 근시여서 앞에 놓인 악보조차 잘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악단에서 첼로 연주를 할 때마다 항상 악보를 미리 외워서 연주회에 나가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번은 연주회 직전에 갑자기 지휘자가 공석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악단에서는 지휘자를 대신할 사람을 바쁘게 찾았습니다. 악단을 지휘하기 위해선 연주할 곡을 전부 악보 없이 외우고 있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오케스트라의 단원 중에 곡을 전부 암기하여 외우고 있던 사람은 오직 토스카니니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임시 지휘자로 발탁되어 지휘봉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 19세였는데, 바로 세계적인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하며 준비된 사람에게는 늘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교회 전례력 상으로 마지막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그 날과 그 시간, 곧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표징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해 깨달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그 날과 그 시간은 하느님 아버지만 아시고, 아무도 모른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된다는 말씀일까요? 오늘 복음 환호송에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우리는 그 날과 그 시간,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을 대비하여 그 때를 아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보고 깨달아야 하는 표징은 그 날과 그 시간이 언제 어디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날과 그 시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입니다. 즉 과거에 얽매여 있거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오늘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집중하여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느냐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심판 때에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4-36.40)

우리가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한 표징을 보고 깨달아야 하는 것은 바로 가장 작은 이들, 가난한 이들, 도움을 필요한 이들로 그들이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임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전례력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이 시기에 우리 모두 각자 삶의 주변을 돌아보면서 가난한 이들을 통해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을 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을 만나 아주 큰 사랑은 못하더라도 눈을 맞추고 따뜻이 안아주며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할 때, 우리는 주님을 알아보고 만나 뵙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그 날과 그 시간을 기다리고 준비하며 세상 창조 때부터 우리를 위해 준비된 하느님 나라를 충만히 누릴 수 있는 우리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함창 본당 보좌 손대혁 루치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