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강론

천주교 안동교구

말씀마당

이주의 강론
HOME > 말씀마당 > 이주의 강론

[7월 22일 연중 제16주일] "이번 휴가는..."

사목국이메일

이번 휴가는...

 

 

사상 최대인원 출국, 연휴나 휴가철 자주 접하게 되는 소식입니다. 휴가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각자 좋아하는 장소로 바쁜 일상을 벗어나 떠납니다. 물론,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부모를 찾아 고향으로 휴가를 오기도 합니다. 7월말부터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어김없이 매일미사 책 뒷부분에는 전국 피서지 인근 성당이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들은 육체적 정신적 쉼을 통해 머릿속에 가득차 있는 생각과 일상의 고민들을 비우고 다가올 일상을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오늘 예수님도 쉼에로 초대하십니다. 파견자로서의 자신들의 사명에 충실하였던,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제자들에게 연민을 느끼시고 따뜻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제자들은 가르치는 일에 충실히 임하였습니다. 예수님 가르침을 대신 수행하며, 새로운 가르침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을, 즉 기쁜 소식인 복음을 전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따뜻한 눈빛과 부드러운 말투로 쉼에로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의 따뜻한 초대에 시편 23편으로 응답하고 싶어집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

쉼으로의 예수님의 초대는 제자들의 지친 모습을 보고 단순한 연민을 느끼시고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 본인이 겪으셨던 일이었습니다. 예수님 역시 회당에서 당신의 첫 번째 가르침을 행하고, 기적을 행하신 후 따로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당신 스스로가 하느님 안에서의 쉼이 필요함을 아셨기에 그리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사도들은 예수님으로부터 파견되어 임무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과 같은 경험을 하며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삶을 공유한 기쁘지만 너무나도 수고로운 삶을 공유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순교함으로써 십자가의 죽음까지 공유했습니다.

현재 우리들 역시 예수님의 삶을 공유하려 합니다. 예수님처럼 세례를 받았고, 예수님처럼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구체적으로 일상의 삶 안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복음선포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부는 신부로서 수도자는 수도자로서, 평신도는 평신도로서 행하고 있는 복음선포의 사명은 예수님을 닮고, 예수님의 삶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쁘지만 수고로운 임무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도 제자들과 같은, 예수님과 같은 쉼이 필요합니다. 외딴곳으로 가서 쉬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쉬는 방법은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쉼은 단순한 일상의 정리나, 생각의 정리, 몸의 휴식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 여러 가지 일들도 가득차 있던 머릿속 생각들 때문에 듣지 못하였던 하느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소리는 천둥과 같은 소리가 아니라 늘 가슴속의 조그마한 소리로 들려오기 때문에 이 소리에 민감하지 않으면 지나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는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다고 굳이 제자들의 수고와 노력을 묘사합니다. 육적인 배고픔뿐만 아니라 영적인 배고픔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 영혼이 배고플 때 필요한 것은 가슴 속에 숨어 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기도를 통하지 않고서는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진정한 쉼을 원하시나요? 매일매일 기도하고, 하느님을 만나십시오. 더 없이 편안하게 쉴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수고와 노력을 하느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상주 가르멜 여자수도원 김재형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