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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연중 제3주일] 기억과 반성, 회개의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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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반성, 회개의 첫 걸음

 

 

교우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지난주일 우리는 와서 보라는 주님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했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려면 모든 것을 비우고 버려야(그물과 배를 버리고)하고, 과거의 삶과 단절(회개)할 때 비로소 그 첫 걸음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지난 1226일 저녁8시 문화방송(MBC)은 뉴스에서 권력의 편에 서서 시민의 알 권리를 무시했던 때를 시청자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였습니다. 앵커는 독일 총리 메르켈이 아우슈비츠와 관련해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것은 독일 사람들의 영원한 책임이라고 말했던 장면을 떠올리며 지난 세월 뉴스가 저지른 횡포를 기억해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데서부터 진정한 사과와 반성은 시작되고 그 기억은 영원히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겠다니 아름다운 일입니다.

우리 시대의 선지식인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지난 연말 로마와 온 세계에(‘우르비 엣 오르비’ Urbi et Orbi) 성탄 메시지와 신년 카드를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원폭피해로 죽어버린 동생을 업고 화장터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나가사키의 어린 소년이 담긴 사진이었습니다. 카드의 뒷면에는 전쟁의 결과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신년 메시지에서는 한반도에서의 남과 북, 중동지역에서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대치 상황을 언급하면서 그리스도의 탄생을 전쟁과 빈곤, 불평등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기억하고, 신뢰를 증진하는 계기로 삼아 줄 것을 권고했습니다. 교황의 당부는 과거의 실패를 망각하고 여전히 탐욕의 화신처럼 살면서 저마다의 과오를 반성하지 못하는 우리 모두에게 따끔한 죽비가 되었습니다.

철면피한 국가 권력이 몇 년 동안 벌인 일들을 보면 거대한 삶의 급류에 휩쓸려 버린 듯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주어진 삶을 살아내야 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잘못된 과거를 기억하고 반성하며 새 길을 선택해야 바른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새해 벽두입니다. 돌아보면 성직자요 수행자 코스프레를 하며 살아왔던 날들이 후회됩니다. 단박에 새 길로 돌아서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기회를 엿보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수행의 길 위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비우고 버려서 회개의 첫 걸음을 내딛을 수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면 이런 후회는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연극인이 시간이라는 상이 있다면 좋겠다.”면서 옹골차게 살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던진 탄식이 더욱 공감이 가는 요즘입니다.

 

 

 

태화동 본당 김영식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