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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구호가 아닌 나의 고백으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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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가 아닌 나의 고백으로 만들어야

 

 

평화를 빕니다!

지난 주 성령강림을 끝으로 50일 간의 부활시기를 지나 다시금 연중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날이 무척 덥다가도 어떨 때엔 서늘해지기도 합니다. 하늘의 태양은 그대로인데 어떻게 이렇게 변화무쌍할까!’ 참 오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겨울 무척 추울 때, 세계에서 가장 추운 러시아의 마을은 영하 70도까지 내려갔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에이, 설마.. 그런 데서 사람이 어떻게 살겠어하는 의심이 먼저 듭니다. 사람은 보통 무언가를 체험해야만 믿습니다. 하지만 세상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보고도 믿기 힘든 일들도 많이 일어납니다. 우리의 지성으로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교만을 잠시 내려놓는다면, 하느님이 베푸시는 은총들을 더 많이 깨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이 축일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우리 삶의 목적인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강조하는 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일상에서 삼위의 표현을 언제 하시나요? 하루의 시작과 끝에, 미사 중에, 인생의 시작과 끝에도 우리는 삼위의 신비를 고백하며 삼위의 은총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삼위일체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합니다. 4대 교리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이기도 합니다. 피조물이 창조주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유치부 친구가 있어서 잠시 소개합니다. 자기 엄마에게 삼위일체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세잎 클로버의 잎에 하느님, 예수님, 성령님이 있는데 그건 한 명이야. 꽃잎이 세 잎으로 되어있지만 하나인 것처럼. 그리고 그건 이해하는 게 아니라 믿는 거야. (그냥 믿는 거야?) 또 엄마가 우리 낳아서 태어났잖아? 그런데 다른 사람이 너 누구야? 진짜 딸 맞아? 검사해봐이렇게 해야만 아는 게 아니지? 나도 그렇게 요구하지 않았지? () 그것처럼, 그냥 믿는 거야. (그래도 이해가 안 될 땐 어떡하지?) 호랑이를 우리가 지금까지 눈으로 본 적이 없지만 있다고 믿잖아? 그것처럼. 예수님이 눈에 안 보이지만 있다고 믿잖아. 그것처럼 믿는 거야. 이제 좀 알겠지?”

지금껏 제가 해온 설명을 부끄럽게 할 정도로 똑 부러지는 설명입니다.

성경은 삼위일체라는 표현을 전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들이 체험했던 하느님을 전할 뿐입니다. 우리가 주일마다 하는 신앙고백 때에도 성부는 이러한 분, 성자, 성령은 이러한 분이시라고 고백합니다. , 중요한 것은 신앙교리를 설명하는 것보다 삼위의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이고 깨달아 아는 것입니다. 왜냐면 신앙고백은 나의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가 체험한 것을 아무리 고백해본들 내가 만나지 못한다면 껍데기뿐인 신앙생활이 되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만날 하느님은 어떤 분이실까요? 그분은 세상을 참으로 아름답게, 질서 정연하게 만든 분이시죠. 그런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창조사업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종살이에서 울부짖는 이들을 해방시켜 자유를 주시며, 약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우선적으로 돌보는 분입니다. , 힘 있는 자를 편드는 것은 우리 신앙을 부정하는 일이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죽은 이를 살리시고, 죄를 용서해 주십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제대로 살지 못하게 하거나 단죄하는 것 역시 하느님을 거부하는 일입니다.

결국 하느님의 모상인 사람을 하느님처럼 귀하게 제대로 사랑할 때 그곳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아버지요 벗이자 보호자인 그분을 자주 만나서 나만의 믿음을 고백하시면 좋겠습니다.

 

 

 

금성 카리타스 손성문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