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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주고 감사하기(Give and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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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 감사하기(Give and Thank you)


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면서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이들, 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자선 주일입니다.

아직도 이 세상에는 일용할 양식이 없어서 배고픔에 시달리고, 집이 없어서 추위에 떨고, 병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위해 우리는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랑과 자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가난하고 고통받고 천대받는 이들의 벗으로 오신 예수님을 닮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몇 해 전에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 운동을 대중화해서 실천한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인천교구에서 했던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이었습니다. 참 좋은 운동이었고 의미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사회 일각에서도 낮은 수준에 머문 나눔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1% 나누기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유언사이트라는 것이 있는데 이곳에 들어가서 유언을 해 놓으면 그대로 해줍니다. 법적 효력도 물론 있습니다. 가령 재산의 50%는 학교에 장학금으로 주고 50%는 무료급식소에 주라고 유언을 해 놓으면 그대로 해 준다는 겁니다.

이런 물질적인 나눔과 아울러서 시간 나누기, 노동 나누기와 같은 품앗이 운동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피아노학원 강사인 젊은 엄마의 어린아이들을 이웃집 아주머니가 봐주면 자신은 이웃집 아주머니의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는 겁니다. 혼자 사는 할머니에게 옆집 아주머니가 김장을 해 주면 그 할머니는 아주머니 집에 가서 집안 청소를 해 주는 겁니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방식에서 주고받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바로 품앗이 운동입니다. 나눔의 대안적인 방식으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이런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야 할 겁니다.

품앗이 나눔의 방식처럼 나눔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동참 할 수 있는 것이어야 좋은 겁니다. 이런 운동이 확산이 되면 나눔이라는 것이 결코 어려운 것도 아니고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바꾸어 주는 계기도 됩니다. 또한 나눔의 문화가 빈약한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성숙한 단계로 끌어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인도 건국의 아버지이며 무저항주의자이며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을 지닌 마하트마 간디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의 일에 아무 관심도 없이 오로지 피안의 세계에 잠겨 악기나 연주하면서 지내는 종교는 종교라는 이름을 가질 만한 가치가 없다.”

지금 굶어 죽어가는 이웃이 옆에 있는데, 지금 추위에 떨고 얼어 죽어 가는 이웃이 옆에 있는데, 아파서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기도만 하면서 하느님께서 알아서 해 주실 겁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십시오.’ 이렇게 말만 하는 종교는 종교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겁니다. 굶어 죽어가는 이웃이 있으면 밥을 주고, 추위에 떨고 있는 이웃에게 연탄 한 장이라도 사 주고,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는 함께 고통에 동참해 주어야 종교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추위에 얼어 죽어가는 것은 예수님이 그들을 어여삐 여기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혹시 교우 여러분들 중에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나눌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십니까? 그러면 성녀 마더 데레사가 우리에게 남긴 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내어줄 것을 얼마만큼 갖고 있느냐보다는 우리가 얼마만큼 자신을 비우고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비워야만 가득히 받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나눔을 실천할 때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하는 나눔의 영성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주고나서 잊어 버리는 겁니다.(Give and forget) 더 나아가서 주고 감사하기’(Give and Thank you)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내가 나눠 주었는데 상대방이 받아줘서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그 나눔은 복음적인 나눔이 됩니다.

자선 주일을 맞이해서 다시 한번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 보고 늘 나누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짐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비우고 뭔가를 이웃에게 나눌 때 그리고 주고 감사하기’(Give and Thank you)를 할 때 그곳이 바로 구원이 베풀어지는 곳입니다. 그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화령 본당 김시영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