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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사목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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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 5)
-교구의 쇄신-

1.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교구설정 50주년이 되는 2019년은 우리 교구민들에게 있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은총의 해, 곧 희년입니다.(루카 4,16-19 ; 레위 25,8-22 참조) 이제 우리는 교구의 희년을 지내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희년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함께 누리려 합니다. 희년의 기쁨은 지금 여기에서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안동교구사명선언문)는 하느님 나라의 축복을 앞당겨 사는 데에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이러한 축복을 기원합니다.

기쁘고 떳떳하게
2. 하느님 나라의 축복은 무엇보다도 복음 말씀대로 살면서 누리는 행복인데, 이 행복을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한 내용은 여덟 가지 참 행복, 곧 진복팔단(마태 5,3-10)에 들어 있습니다. 이 진복팔단의 말씀대로 살자는 다짐은 우리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이셨던 두봉 주교님께서 취임사를 통해 전 교구민들에게 부탁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진복팔단의 정신대로 살면 분명히 참된 행복을 누리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안동교구의 사목표어이며 교구사명선언문의 제목인 “기쁘고 떳떳하게”라는 표현 안에, 우리 교구는 초대 교구장님의 이러한 믿음과 확신을 담아 두었습니다. 따라서 “기쁘고 떳떳하게”라는 표현을 풀이한다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신앙생활의 궁극 목적은 참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복음 정신대로 살아가야 한다.>

3. 일반적으로 사명선언문은 공동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삶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한 개인이나 공동체가 제자리를 찾고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신앙생활의 궁극 목적인 참된 행복을 위해 복음 정신에 따른 교구사명선언문을 지난 2003년 교구 사제단과 평신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만들었습니다. 우리 교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교구의 사목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는 교구사명선언문은 우리 교구가 50년 동안 살아온 공동체 형성과정의 결실이며, 지금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할 삶을 응축한 것입니다. 따라서 멋지게 만든 우리 교구의 사명선언문은 입으로 외치는 소리가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교구의 행복 비전
4. 지금 우리는 “기억, 감사 그리고 다짐”이라는 슬로건으로 교구설정 50주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농촌교구, 작은 교구, 가난한 교구로 정의되기도 하는 우리 교구는 타 교구에 비해 열악한 조건이지만 초창기부터 이러한 조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열악한 조건들을 축복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이는 분명 기억해야 할 일이고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우리 교구의 행복과 비전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가난의 영성>, <열린 교회 사목>, <공동체 사목>입니다. 농촌교구이자 가난한 교구이기 때문에 ‘가난의 영성’을 살 수 있었고, 작은 교구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열린 교회 사목’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언제든지 마음만 있으면 이웃의 어려운 사정을 보다 더 쉽게 헤아릴 수 있어서, 우리는 나누고 섬기며 함께 사는 기쁨을 보다 구체적으로 익혀 왔습니다. 서로 나누고 섬기는 이러한 ‘공동체 사목’은 교구의 사목 전통 속에서 우리 몸에 배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모습은 우리 교구의 특징이자 특별한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5. 그리고 우리 교구는 농촌 교구로서 설립 초기부터 특별히 농민들의 고통에 동참하면서 농민들의 살 권리를 알리고 되찾아 주는 데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농민들에 대한 특별한 사목적 배려는 인권운동과 대사회 참여운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둡고 혼란하던 70년대와 80년대를 지나면서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며 세상에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주어진 여건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하는 가운데 참으로 교회의 존재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여기서 교구가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는 열린 교회’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구의 쇄신
6. 안동교구는 지난 2002년 ‘새 교구장을 맞이하여 드리는 기도’에서 안동교구가 지향하는 바람직한 교회의 모습 네 가지를 기도문에 담았습니다. 이 내용은 교구사명선언문에 담긴 정신적 가치와 공유되는 부분도 있고, 교구 설정 40주년을 지내면서 연차별(2007-2010)로 교구 사목방향으로 설정해 사목교서에서 언급한 내용이기에 지금은 자연스럽게 교구사명선언문이 추구하고 지향하는 교회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는 열린 교회>, <성숙한 신앙인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 <작은 것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 <서로 나누고 섬기며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교회>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 교구가 살아왔던 모습이기도 하면서 또한 우리 교구가 앞으로 시대에 맞게 새롭게 적응하고 구현해나가야 할 교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네 가지 교회의 모습은 우리가 ‘교구의 쇄신’을 얘기할 때에 반드시 함께 생각해야 할 ‘교회의 쇄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교구의 쇄신’이 이루어지면 이러한 바람직한 교회의 모습이 신앙 공동체 안에서 되살아나게 될 것이고, 또 이러한 교회의 모습이 신앙 공동체 안에서 재발견되고 되살아난다면 ‘교구의 쇄신’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7. 교구사명선언문의 어떤 내용이 바람직한 교회의 네 가지 모습과 연결되는지 한 번 살펴봅시다.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명선언문의 정신이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는 교회”로 거듭나게 할 것입니다. “소박하게 살고”라는 사명선언문의 정신이 “성숙한 신앙인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도록 이끌어줄 것입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교구사명선언문의 정신이 “작은 것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로 살게 이끌어줄 것입니다. “서로 나누고 섬김으로써” 함께 사는 교구사명선언문의 정신은 “서로 나누고 섬기며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교회”로 살도록 이끌어줄 것입니다. 교구사명선언문이 지향하는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교구의 쇄신뿐만 아니라 교회의 쇄신도 함께 이루어낼 것입니다.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
8. <우리는/ 이 터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박하게 살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나누고 섬김으로써/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 안동교구 사명선언문의 내용입니다. “기쁘고 떳떳하게” 사는 교구민 각자의 신앙생활의 궁극 목적인 참된 행복이 교구 사명선언문의 내용 하나 하나에 구체적인 삶의 양식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구체적인 삶이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는 하느님 나라의 축복을 앞당겨 사는 현장이 되는 것입니다.

9. 우리 교구는 교구설정 50주년을 맞으며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 5)는 말씀아래 쇄신 운동을 펼쳐 새롭게 출발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새로운 다짐이 필요합니다. 이 새로운 다짐을 교구 사명선언문을 바탕으로 각 계층별로 자기 사명선언문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이는 돌에 새겨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마음에 새겨지는 구체적인 실천사항이 될 것입니다. 안동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 혹은 성인, 청소년, 어린이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교구 사명선언문은 우리의 삶에 적용되는 자기 사명선언문이 될 것입니다.
 
10.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하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는 과거 교회의 잘못에 대한 고백을 하며 용서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교구 역시 교구설정 50주년을 맞이하면서 사제는 사제로서, 수도자는 수도자로서, 평신도는 평신도로서 제대로 살아왔는지를 살펴보고 잘한 것이 있다면 함께 격려하며 박수를 쳐주고, 잘못한 것이 있다면 함께 가슴을 칠 줄 알아야 합니다. 50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그 모든 일은 지금 여기 있는 우리 각자가 함께 해야 합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며 함께 노력하여 다시 한 번 더 세상 사람들에게 ‘안동교구답다.’라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합시다. 이는 곧 지금 여기에서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는 교구사명선언문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주 하느님 안에서 우리 교구의 희년과 교구의 쇄신을 통하여 누리는 축복과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2018년 12월 2일 대림 제1주일

천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