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속 안동교구

제50차 세계성체대회가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열린다.

세계성체대회는 교황청 세계성체대회위원회의 감독 하에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집회(Statio Orbis)로 ‘가톨릭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아일랜드는 1932년에 이어 또 한 번 세계성체대회를 개최하게 됐고, 한국 서울에서는 1989년 10월에 제44차 대회가 열렸다.

이번 세계성체대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주제도 공의회가 주창한 ‘친교의 교회론’을 따라 ‘성체성사: 그리스도와 이루는 친교, 우리 서로가 이루는 친교’로 정했다.

▲ 제50차 세계성체대회 홈페이지(www.iec2012.ie) 갈무리

한국 천주교, 권혁주 주교 대표로 공식 순례단 74명 파견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인 6월 10일 오후 3시(현지시각)에는 주요 행사장인 로열 더블린 소사이어티(이하 RDS)에서 개막 미사를 봉헌한다. 11일 오전에는 더블린 시내 각 성당에서 언어권별 공동체 미사를, 13일 저녁에는 RDS에서 성체행렬을 거행한다. 폐막 미사는 17일 오후 2시 크로크파크 스타디움에서 교황 특사 마크 우엘레 추기경 주례로 봉헌하며, 이 자리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세계 교회에 보내는 영상 메시지와 차기 개최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 천주교는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를 대표로 공식 순례단 74명을 세계성체대회에 파견한다. 이들은 11일 오전 더블린 성 마르코 성당에서 한국어 미사를 봉헌하고, 더블린 대교구 키아란 오캐롤(Ciaran O’Carroll) 신부에게서 아일랜드 교회의 역사와 현황에 관해, 박민서 신부(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에게서 ‘교회의 청각장애인들’을 주제로 강연을 들을 예정이다. 또한,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 아일랜드관구,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본부를 방문해 한국에서 활동했던 아일랜드 선교사들과 만난다.

개막 미사 때, 성추행 피해자의 기도문 새긴 ‘치유의 석상’ 공개
상처 입은 아일랜드 교회 “세계성체대회가 교회 재도약의 발판 되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5월 2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세계성체대회가 아일랜드 교회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일랜드 교회는 5세기 경 파트리치오 성인의 선교로 세워졌고,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지역 교회에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들어서는 더블린에서 아시아 선교에 관심 있는 사제들이 모여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를 설립(1916년)했고, 신심단체 레지오 마리애가 창설(1921년)됐다.

그러나 오늘날 아일랜드 교회는 스스로를 ‘상처 입은 교회’라 부른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유럽 가톨릭교회의 고민, 곧 신자들의 이탈과 일부 성직자들의 성추문에 따른 교회의 이미지 실추는 아일랜드 교회도 예외가 아니”라면서 “그렇기에 아일랜드 교회는 세계성체대회가 교회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염원을 담은 상징물로 이번 세계성체대회를 앞두고 ‘쇄신의 종’(Ring for Renewal)의 유럽 전역 순회가 이뤄졌고, 개막 미사에서는 ‘치유의 석상’(Healing Stone)을 공개할 예정이다. ‘쇄신의 종’은 “일손을 잠시 놓고 침묵 중에 하느님께 귀 기울이자는 초대의 상징물”로서, 성 파트리치오 축일이었던 2011년 3월 17일 더블린 대교구 주교좌 성모 마리아 성당을 출발해 아일랜드 전역과 프랑스 루르드, 로마 교황청을 순례했고, 대회 개막에 맞춰 더블린에 돌아온다. ‘치유의 석상’은 화강암에 성추행 피해자가 쓴 기도문을 새긴 것이다. 성체대회위원회 사무국장 케빈 도란 신부는 석상의 의미를 “교회가 아동 성추행 피해자들의 고통을 돌에 새겨 영구히 기억하고, 그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일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밝혔다.

▲ 3월 14일 로마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제50차 세계성체대회 상징물인 '쇄신의 종'을 울리며 축복했다. (출처 : 제50차 세계성체대회 더블린 지역위원회)

SNS 본격 활용한 세계성체대회, 대회 소식 실시간으로 전해

이번 세계성체대회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모바일 매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첫 대회다. 더블린 성체대회위원회는 2010년 11월부터 트위터(@iec2012)와 페이스북(facebook.com/iec2012), 유튜브 채널(youtube.com/iec2012)을 통해 관련 뉴스와 동영상을 전해 왔다. 또한, 5월 2일에는 아이폰 · 아이패드용 어플리케이션 ‘IEC 2012’를 출시해 세계성체대회 순례자들에게 일정표와 행사장 지도,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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