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만해축전' 11~14일 인제 백담사·만해마을 일대
올해 주제는 '공감'과 '상생'
지뢰 5만개 제거한 아키 라… '빈국 우물 사업' 월주 스님 등 7명의 만해대상 수상자 시상
문학·학술 행사만 40여개… 500명 넘는 시인 한자리에
공감과 상생이 올해 만해축전의 주제어. 제자(題字·위)는 시인 신경림 작품, 만해 초상 전각(篆刻)은 정고암(정병례) 작품이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이 8월의 설악에 스민다. '향기로운 님의 소리'가 지구촌 사해동포를 포근하게 휘감는다. 만해 한용운(韓龍雲·1879~1944)의 사상과 업적을 기리는 '2012 만해축전'이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와 만해마을, 인제읍 일대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펼쳐진다. 올해 만해축전의 주제는 '공감'과 '상생'. 만해가 출가한 곳이자 '님의 침묵'을 집필한 백담사 인근 만해마을에서, 생명 사랑·나라 사랑·인류 사랑·평화 사랑을 나눌 풍성한 행사가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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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뒤퐁·아키 라 등 7명 수상올해의 만해는 5만 개의 지뢰를 뽑아낸
캄보디아의 영웅과 평생을 가난한 사람의 친구로 살아온 벽안(碧眼)의 천주교 주교를 만난다. 축전의 하이라이트인 제16회 만해대상 시상식이다. 12일 오후 2시 인제군 인제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리는 올해 시상식 수상자는 모두 7명. 총상금도 지난해 1억2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평화 대상 부문 수상자는 캄보디아 평화운동가 아키 라(Ra·39)와 지구촌 공생회 이사장인 월주(78) 스님. 아키 라는 지난 20년 동안 캄보디아 일대에 묻혀 있는 5만여 개의 지뢰를 제거한 평화운동가다. 크메르루주 정권하에서 지옥을 겪었던 캄보디아는 아직도 약 400만~600만 개의 지뢰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키 라의 부모는 크메르루주의 총에 숨졌고, 자신은 소년병으로 징집됐던 비운의 주인공. 소년병 시절 배운 지뢰 설치 기술을 지금은 제거하는 데 쓰고 있다. 2010년 CNN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 10인'이다. 월주 스님은 2003년부터 지구촌공생회를 통해 동남아 오지에 우물 1000개를 파고 교육지원 및 주민 생활환경 개선사업에 힘썼다.
실천대상 부문은 천주교와 불교 등 개별 종교의 경계를 넘어 사랑과 평화와 자비를 실천해 온 인물들이다. 르네 뒤퐁(Dupont·83) 천주교 전 안동교구장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 쿠트 그리블(Gribl·48), 그리고 인도 우타라칸드 주 정부 불교부장관 오타니 몬슈 고신(Koshin·32)이다. '두봉'이라는 한국식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뒤퐁 주교는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954년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에 온 이래 가난하고 소외된 안동 지역 농민들과 평생 사랑과 고통을 나눠 온 사제. 그리블 박사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를 세계적 종교평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고신 장관은 교육 및 티베트 난민 구호봉사활동을 펼친 공로가 인정됐다.
문예대상 부문은
쿠웨이트 시인 수아드 알 사바 (Sabah·70)와 한국 문학평론가 김재홍(65) 전 경희대 교수다. 수아드 알 사바 시인은 올 만해 대상 수상자 중 유일한 여성으로 어린이와 여성의 인권, 인류평화를 다룬 15권의 시집을 냈고, 김재홍 교수는 '한용운 문학연구' 등 만해사상의 연구와 실천을 주도하면서 한국 현대시의 이론 연구와 비평적 성찰에 앞장서 온 점이 평가받았다.
- '2012 만해대상' 수상자 - (왼쪽 위부터)월주 스님<평화 부문>, 아키 라<평화 부문>, 김재홍<문예 부문>, 수아드 알 사바<문예 부문>, (왼쪽 아래부터)오타니 몬슈 고신<실천 부문>, 쿠트 그리블<실천 부문>, 르네 뒤퐁<실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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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의 얼 이어받는 문화축제시낭송·문학의 밤·심포지엄·학술대회·시화전·백일장·문학콘서트….
만해축전은 한 곳에서 열리는 문화·학술 축제로는 전국 최고·최대 규모다. 축전 기간을 넘나들며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문학·학술 행사만 무려 40여 개. 시인만 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특히 시인협회(회장 신달자) 주도로 열리는 전야제 '공감과 상생의 시 한마당'(11일 오후 7시 만해마을 님의침묵 광장)에는 각 분야 문화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와 시조를 낭송한다. 가수 유열과 시인 김지녀가 사회를 맡고 영화감독 임권택, 배우 강부자, 체육인이자 국회의원인 이에리사, 배우 오정해, 가수 이명우 등이 참가해 낭송하고 노래한다.
- 지난해 8월 만해축전 기간 강원도 인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고교생 백일장. 전국에서 모인 900여 명의 고교생 문사(文士)들이 글솜씨를 겨루고 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만해축전 시인학교는 스타 시인들의 집결지다. 예술원 회원 이근배 시인을 교장으로, 고은 오세영 신달자 유자효 홍성란 장석남 문태준 시인이 특강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거듭하고 있는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의 문학콘서트도 만해마을에서 여름행사를 갖는다.
12일 오후 7시와 13일 오전 10시 2회에 걸쳐 '시조는 언어의 감옥인가' 등을 주제로 낭독과 토론, 공연이 이어진다. 시인학교 문인들은 물론, 나태주 신달자 김초혜 고형렬 이준관 이재무 이은봉 공광규 정끝별 박주택 배한봉 문태준 윤금초 이우걸 시인 등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인제문화예술인의 밤, 축구대회, 게이트볼대회, 다문화가족예술제 등 주민과 함께하는 풍성한 대동제가 준비됐음은 물론이다. (033)462-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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