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속 안동교구

▲ 2013년 전국 천주교 정의평화환경 활동가 연수. 9개 교구 정평위, 환경사목위, 노동사목위, 수도회와 단체 소속 60여 명이 참여했다. ⓒ정현진 기자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인천교구 갑곶성지에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가 주관하는 ‘전국 천주교 정의평화환경 활동가 연수’가 진행됐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활동가 연수는 전국의 정의 · 평화 · 인권 · 노동 · 생태환경사목 분야의 사목자와 실무자,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회 정신 안에서 일치와 나눔, 친교를 모색하는 자리다.

이번 연수에는 대전 · 부산 · 수원 · 안동 · 의정부 · 인천 · 청주교구와 광주 · 대구 · 서울대교구의 정의평화, 노동, 환경사목위원회와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평평화분과, 작은형제회 등 수도회, 그리고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노동사목위원회 활동 공유, 강의, 강화도 기행 등의 프로그램과 함께, 미사와 산책, 자유로운 만남과 소통을 이어 갔다.

인천 · 대구 · 대전 · 서울교구, “우리는 지역에서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지역사회와 연대, 새로운 운영의 틀 마련, 사회교리학교 운영 등

각 교구 활동에 대한 나눔 시간에는 대표적으로 인천 · 대전교구, 대구 · 서울대교구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한상욱 씨는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어떻게 지역 노동운동과 결합해왔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한상욱 부위원장은 인천교구 노동사목의 역사는 한국 천주교회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지역 노동현장을 기반으로 이뤄졌다면서, “노동운동과 사목의 형태가 많은 변천사를 겪었지만 노동자들과 함께 살고 그들의 싸움에 동참하는 것은 여전히 노동사목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 부위원장은 주로 공단 지역이라는 특성과 함께 인천교구 노동사목이 현장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교회가 노동자들의 편에 서고 그들과 함께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사목자들이 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길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던 열정, 노동자 스스로 존엄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지지한 생활공동체가 지금껏 노동사목을 이끌어 온 뿌리였다면서, “노동사목은 곧 예수님의 사랑과 뜻을 따르는 현장 교회”라고 역설했다.

▲ 각 교구 정평위 나눔. “우리는 현장에서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발표에 나선 각 교구 정평위 관계자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대전교구 박상병 신부, 서울대교구 박동호 신부, 대구대교구 권순남 수녀, 인천교구 한상욱 씨 ⓒ정현진 기자

2010년 11월에 새롭게 출발한 대구대교구 정평위는 위원회 구성과 활동의 새로운 틀에 대해 나눴다. 각 분야 지역 활동가들을 정평위 구성원으로 선임하고 교회 구성원들과 조화롭게 활동하고 있는 대구대교구는 각기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모습을 벗어나, 정평위를 통해 전문적이고 능동적인 대사회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 정평위 활동을 설명한 권순남 수녀(정평위 위원,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대구 정평위는 이미 각 분야 현장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대구 정평위는 현재 교육, 환경생태, 노동, 여성, 인권복지, 농업 등의 분과를 두고 있으며, 교구 내 수도회에서도 대표 위원을 두고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함께꿈>이라는 소식지를 발간해 교구 내 모든 본당에 배포하고 있다.

대전교구 정평위 역시 사회교리학교를 지역별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 대전 · 충남 지역의 타 종단, 지역사회 시민단체와 연계를 맺어가고 있다. 박상병 신부(대전 정평위 위원장)은 대전 지역 원불교, 불교, 개신교 성직자들과의 정기적 모임을 통해 지역 사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사회적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시민단체와 4대강 사업 저지 활동, 한반도 평화통일 실현을 위한 북한 돕기 활동을 진행하고, 대전 지역의 노동 사안인 한국타이어집단사망대책위, 롯데백화점집단해고대책위, 유성기업 등에 대한 연대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전 정평위 김정수 사무국장은 이밖에도 부산교구의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아세미)’와 같이 미사와 강연을 결합한 월례 미사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정세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난 2008년부터 이어진 정평위 활동의 성과를 이어 올해는 보다 안정적인 사회교리학교 운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부터 사회교리입문 1기 교육을 시작해 92차까지 약 7천여 명의 수료자를 배출한 서울대교구는 무엇보다 사회교리 교육과 학교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고심 중이다. 서울대교구는 본당으로 찾아가는 사회교리, 단체별 사회교리 교육 등을 시도하고 있으며, 활성화 방안으로 강사 양성 과정, 커리큘럼 준비, 교재와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나서고 있다.

이밖에 광주대교구, 부산 · 인천 · 수원 · 안동 · 청주교구 등도 역시 각 지역적 특성과 상황에 따른 연대와 실천을 이어가고 있으며, 사회교리교육과 대중강좌, 생명평화미사 등을 통해 정의평화활동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강의를 맡은 김인국 신부는 “외로워도 힘차게, 괴로워도 기쁘게, 우리가 세상의 사목자임을 기억하라”고 주문했다. ⓒ정현진 기자

외로워도 힘차게, 괴로워도 기쁘게… 우리가 교회, 세상의 사목자
“우리의 활동은 하느님의 모습 드러내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둘째 날 마련된 강의는 청주교구 김인국 신부가 맡았다. 김 신부는 교회 정의평화환경 활동가들에게 “여러분들이 바로 세상의 사목자이며, 하느님의 얼굴을 세상에 드러내는 이들”이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을까? 우리는 이겨본 적이 있나? 우리의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우리가 하는 일은 아버지의 구슬픈 마음을 세상에 전해주는 것입니다. 울부짖는 사람들 곁에서 마음껏 울도록 지켜주는 것. 그것은 아주 큰 일이며, 때로는 전부가 될 수 있습니다.”

김인국 신부는 희망을 잃고 무너진 이들이 울부짖을 때, 그들을 지켜주고 함께 울어주는 것은 곧 하느님의 역사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우리가 함께했던 이들이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들이 우리를 통해 하느님의 마음씨를 봤기 때문”이라면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를 보면 아버지를 본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듯이, 하느님은 우리를 파견할 때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나의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 이것이 네가 이스라엘인들에게 알려 줄 말이다.” (탈출 19,5-6)

김인국 신부는 탈출기의 한 구절을 들면서,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바란 것은 세상에 하느님의 얼굴을 드러내고 하느님 앞에서 세상의 뜻을 전해주는 사제가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바로 사제, 사목자, 구원의 보증인 교회’라는 신원 의식을 찾는다면, 우리가 하느님의 모상을 세상에 드러내는 ‘성사’, 인간이 하느님을 보여주고 현존케 하는 참 신앙의 신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인국 신부는 “활동가들의 길은 외롭고 괴로운 길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그 일을 기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만 해도 된다”고 위로했다. 김 신부는 기쁘지 않다면,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모습이 훼손되는 것이라며 “마무리는 우리를 보내신 분이 하실 것이니, 쉬었다가 가도 되고, 멈춰도 된다는 마음으로 기쁘게 일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2박3일간 소통과 공유, 휴식과 기도의 시간을 가진 60여 명의 정의평화환경 활동가들은 어디서나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는 연대감과 위로를 얻고 각자의 삶터로 돌아갔다. 내년 정의평화환경 활동가 연수는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준비할 예정이다.

▲ 물놀이~ 우리 제법 잘 놀아요. ⓒ정현진 기자

▲ “우리가 알고, 믿는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활동가 연수에 참석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많이 나누고 힘을 얻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정현진 기자

▲ 강화 지역 순례에 나선 참가자들. 맨 처음 이른 곳은 1960년대 섬유공업 노동자들 투쟁의 상징인 심도직물 공장 터. 지금은 굴뚝만 남아 있는 자리에서 당시 노동자였던 김명순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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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견 미사. “이제 다시 세상에 나아가, 하느님을 증거하는 사도가 되십시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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