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속 안동교구

　가농소 입식운동이란, 도시 신자들이 송아지를 사서 가톨릭 농가에 보내면 농가는 송아지에게 유기농 풀을 먹여 기르면서 이를 통해 생산되는 퇴비로 유기농사를 짓고, 도시 신자들은 지원금을 나중에 쇠고기로 돌려받는 운동이다. 말하자면 도시 신자들의 지원을 받아 과다한 화학비료와 농약을 써서 땅을 죽이고 생명을 파괴하는 기존 관행농업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운동이다.

　가농소운동은 2001년 추석을 앞두고 '명절 때만이라도 믿을 수 있는 한우를 맛보고 싶다'는 서울대교구 목동본당 우리농 활동가들 제안으로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4년. 당시 서울 목동본당과 의정부교구 일산본당 등 3개 교구 4개 본당은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 등 4개 분회에 입식 지원금을 보냈다.

　10년이 지난 현재 서울ㆍ인천ㆍ부산 등 5개 교구 28개 본당이 가농소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가톨릭농민회 11개 분회가 한우 126마리를 사육하는 도농협력운동의 한 지체로 성장했다. 금액으로 치면 5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 가톨릭농민회 이상식(대건안드레아) 회장이 2009년 키우던 가농소들 모습. 사진제공=가톨릭농민회

　#소가 안전한 먹거리가 되고 땅도 살린다

　가농소운동은 도시 신자들과 가톨릭농민이 기른 쇠고기를 나누는 단순한 한우 직거래 운동이 아니다. 사료에 의존해 대량으로 키워 값싼 고기를 생산하는 상업적 축산을 지양한다. 대신 각 농가가 농사짓고 남은 부산물인 쌀겨 등을 먹여 소규모로 소를 키운다. 그리고 소의 똥으로 다시 퇴비를 만들어 농사에 쓰면, 땅은 좋은 퇴비 힘으로 되살아나 양질의 유기농토로 변화된다. 농사지은 부산물과 풀을 먹고 자란 소의 똥이 다시 농사를 짓는 '순환농업'이다. 송아지 덕분에 환경이 살아나게 된다.

　일반 한우가 유전자조작(GMO) 옥수수나 콩을 사료로 먹고 자라는 것에 비해 풀을 먹고 자란 소의 고기는 일반 한우와 달리 매우 안전하다.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강성중(이시도로) 사무국장은 "옥수수처럼 칼로리가 높은 사료를 먹인 소는 많은 마블링(살코기 속에 있는 지방의 줄무늬)이 생기는데, 사실 마블링은 포화지방이 많아 심장병 등 성인병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에게 원래 먹이인 풀을 먹임으로써 그만큼 사료로 들어가는 곡물을 절약할 수 있어 기아에 허덕이는 가난한 지구촌 이웃을 도울 수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이 먹을 쇠고기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무려 22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의 콩과 옥수수가 소 사료로 쓰이고 있다.

　#어떻게 참여하나

　도시 본당 신자들이 가농소운동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송아지를 구매할 지원금인 입식 자금을 농가에 보내면 된다. 송아지 한 마리 가격으로 대략 350만 원을 지원하면, 농가는 이 돈으로 산 송아지를 새끼 두 마리 낳을 때까지 정성을 다해 기른다.

　소가 자라는 동안 도시 본당 신자들은 자기 소에 '아롱이''다롱이' 같은 이름을 지어주고, 방학이면 아이들 손을 이끌고 소 구경을 오기도 한다. 송아지 덕분에 자연스럽게 도시와 농촌 신자들이 만나는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된다. 소가 44개월이 되면, 농가는 소를 잡아 입식 자금을 지원한 본당에 보낸다. 소규모 사육이어서 1년에 1~2차례 주로 명절 때 맞춰 소를 잡는다.

　가농소운동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은 "지역에서 소 사료를 100% 자급하는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쌍호공동체 사례는 멀게만 보이던 자급사료, 식량자급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준 매우 훌륭한 본보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참여문의

　-서울대교구 우리농운동본부 : 02-727-2275

　-의정부교구 우리농운동본부 : 070-8260-4862

　-부산교구 우리농운동본부 : 051-464-8495

　-인천교구 우리농운동본부 : 032-766-0565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 054-843-0128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