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속 안동교구

▲ 전주교구 가톨릭농민회 최종수 신부와 회원들이 직접 농사지은 배추로 김치를 담그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김치가 정말 맛있네.”
“그럼요.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무농약 배추랑 속인데요.”

전주교구 가톨릭농민회가 마련한 부스에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전주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은 이날 직접 농사지은 무농약 배추를 절여와 그 자리에서 김치 속을 넣어 사람들에게 판매했다. 작년보다 많이 준비했다는 150포기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27일 서울 서초구청 광장에서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공동 주최로 2013년 가을걷이 감사 미사와 도농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가톨릭농민회 회원과 도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한해 수확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며 서로의 수고를 격려했다.

제주교구에서 원주교구에 이르기까지 전국 가톨릭농민회는 무, 연근, 잡곡, 키위, 블루베리 등 직접 수확한 농산물과 젓갈, 우유, 배즙, 도라지즙 등 다양한 가공품을 잔치마당에 펼쳐놓았다. 뿐만 아니라 누에고치 실뽑기, 치즈 만들기, 밀랍 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마당과 국수, 메밀전, 전어회 등 풍성한 먹거리 마당으로 시끌벅적한 잔치가 펼쳐졌다.

▲ 27일 서초구청 앞마당에서 2013 가을걷이 감사 미사와 도농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문양효숙 기자

오전 10시에 봉헌한 감사 미사 강론에서 김용태 신부(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는 “우리 농민이 땀과 정성으로 일궈낸 먹거리들이 제 값을 받고 도시민에게 공급되고, 도시민도 좋은 농산물을 구입해 살아있는 밥상 공동체를 만들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이렇게 기도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삶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라며 “식량 자급률이 27%밖에 되지 않아 온갖 약품으로 오염된 농산물을 먹어야 하고 농부는 농사를 지을수록 빚만 늘어나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신부는 “이 어려운 현장에서 잔치만 벌일 게 아니라 몇 가지 결심을 해서 삶의 모습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한다”며 식량자급자치운동, 먹거리 안전성 운동, 지역 자치 운동을 제안했다.

“프랑스는 식량 자급률이 190%, 캐나다는 143%, 미국은 129%인데, 우리나라는 27%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만 여의도 면적의 22배나 되는 농지가 없어졌습니다. 농업 종사 인구도 줄어들고 고령화되고 있지요. 게다가 먹거리의 생산과 공급 과정이 불투명합니다. 먼 곳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일수록 정보가 차단됩니다.

그러니 이것을 좁히는 일이 시급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모든 사람들이 연대해야 합니다. 생협, 농협, 급식단체, 학교, 여성단체가 모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마음을 모아 생산과 유통과 소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다면 먹거리로 장난치는 못된 일들이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편, 이날 토종종자 보존활동을 해온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는 차조, 땅콩, 수수 등의 토종종자를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서울대교구 등 도시 교구 농부학교에 전달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한 한마당잔치는 오후 4시까지 계속됐다. 임인출 놀이패의 봉산탈춤과 사자춤을 비롯해 각 교구에서 준비한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가톨릭농민회 이상식 회장은 “제주도에서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새벽부터 짐을 싸서 모여 주셔서 감사하다”며 “함께하는 이런 몸짓이 세상을 바꾸는 큰 물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각 교구 가톨릭농민회가 부스를 설치해 수확한 농산물을 거래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 체험마당에서 한 어린이가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 도농한마당 잔치 참가자들이 타작 체험을 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가 보존한 토종종자를 인천, 의정부, 서울 등 도시 교구 농부학교에 전달했다. ⓒ문양효숙 기자

▲ 임인출 놀이패가 사자춤 공연을 펼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 봉사자들이 잔치 음식으로 쓰일 메밀전을 만들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 가톨릭농민회 지도신부인 이영선 신부가 참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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