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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 신부, 성서학 교회미술사 접목해 출간
예수 모습 성경 미술
정양모ㆍ정학모ㆍ정웅모 지음/수류산방/2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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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모 신부는 성서학과 미술사를 접목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리길재 기자 |
"예수전(傳)도 많고 예수 화집도 많지만 이 둘을 합친 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 모습 성경 미술」의 저자 정양모(안동교구 원로사목자, 사진) 신부의 설명이다. 정 신부가 동생 정학모(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ㆍ웅모(서울대교구 장안동본당 주임) 신부와 함께 펴낸 「예수 모습 성경 미술」은 예수 일생을 62편으로 나누고 62편에 해당하는 성화 200점을 1800여 년에 걸친 그리스도교 미술사에서 엄선한 뒤 편마다 성경 풀이와 미술 풀이를 단 것이다.
성서학자인 맏이 정 신부는 역사비평과 해석학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성경 풀이를 썼고, 미술 풀이는 홍익대에서 미술사 석사를 받고 영국 뉴캐슬대에서 6년간 미술사를 공부한 막내 웅모 신부가 주로 맡았다. 형ㆍ동생과 마찬가지로 교회 미술에 뛰어난 식견을 가진 둘째 학모 신부는 형제들 작업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책은 지난해 정양모ㆍ학모 신부의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과 웅모 신부의 사제수품 25주년 은경축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 신부가 유학 중 늦게 사제품을 받느라 동생과 수품연도가 같다.
정양모 신부는 "3형제 모두 시각이 발달하고 선천적이라 할 만큼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성서학과 교회 미술사를 접목하기로는 유례가 없는 책을 펴낸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 신부 평가처럼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성서학에 미술사를 입혀 예수 그리스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학문적으로는 물론 예술적 접근을 병행함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했다. 조르주 루오의 판화 연작 '미세레레' 소개와 함께 부록으로 실린 논문 '예수 그리스도 어제와 오늘'은 반세기에 걸친 정 신부의 예수 그리스도론 연구 성과를 특유의 짧고 분명하면서도 쉬운 필치로 요약한 것이다. 별도의 예수 그리스도론으로 손색이 없다.
"외국 작가에 비해 한국 성미술 작가의 작품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개정판을 낼 때 한국 작가의 성화를 더 많이 넣을 예정입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년)의 판화집을 웅모 신부와 함께 올해 부활절에 낼 계획이라는 정 신부는 "판화집에 루오의 판화 연작 10개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 수난과 부활' '저녁별' 등 3개의 판화 연작을 싣고 그 판화에 대한 본격적인 풀이를 담겠다"고 밝혔다. 판화집에 출간되면 루오의 판화에 깊이 있는 해설을 단 것으로는 역시 처음인 책이 된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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