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위한 기도와 치유·참회의 길로
 | | ▲ “열심히 기도할게요” 명동본당 성모마당에 한 신자가 적은 추모메시지가 놓여 있다. 김유리 기자 |
![]() | | ▲ 가톨릭대 학생이 교내에 마련된 빈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제공=가톨릭대 대외협력팀 |
전국 교구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한 미사와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명동성당 성모동산에서 매일 저녁 8시 ‘세월호 실종자와 희생자를 위한 9일 기도회’를 열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주관으로 4월 23일부터 시작한 9일 기도회는 19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열리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적을 수 있도록 성모동산 한 편에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상황에 따라 19일 이후에도 9일 기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애도기간(4월 29일~5월 6일)을 선포, 6일까지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하루 3차례 미사를 봉헌하고 교구 내 모든 신자들이 함께 매시간 연도를 바쳐 온 수원교구는 20일까지 화랑유원지 내 야외음악당에서 매일 저녁 8시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수원교구는 또 19ㆍ29일과 6월 9일 오전 10시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이들의 치유를 위해 안산 본오동 안산대리구 문화원에서 최대헌(다니엘) 박사를 비롯한 사회 심리극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사회 심리극’을 마련한다. 가톨릭여성상담소(문의: 031-415-0117)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인천교구는 7일 인천 답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최기산 주교와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최 주교는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개인주의, 천박한 자본주의, 물질 만능주의가 빚어낸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 곳곳에 이 같은 사고가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지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면서 “탁상공론만 펼치다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하지 못한 우리 사회 현실에서 교회는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먼저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 후 최 주교와 총대리 정신철 주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안치돼 있는 인천 인하대병원과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정 주교는 4월 25일 마전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본당 신자의 장례미사를 주례했다.
안동교구도 11일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세월호 참사 추모 및 참회미사’를 봉헌했다. 안동교구 사회사목협의회가 주관하고 교구 사무처장 김학록 신부가 주례한 이날 미사에는 신자 400여 명이 참례했다.
황재모(사목국장) 신부는 강론에서 “세월호 참사에 온 국민이 허탈해하고 분노하는 것은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던 생명들을 살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며 “고통 받고 있는 희생자ㆍ실종자 가족들 그리고 여전히 불안과 공포 속에 힘겨워하는 생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우리 사회가 다 함께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교구는 10일 내덕동주교좌성당에서 이철우 신부(청주성모병원 관리부장) 주례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남윤철(아우구스티노， 35) 교사 연미사를 봉헌했다. 사고 당시 남 교사는 끝까지 선실에 남아 제자들 구명조끼를 일일이 챙겨주며 대피시키다가 미처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12일 청주 상당공원 시민추모광장과 16일 청주 성안길 차 없는 거리에서 위원장 김훈일 신부 주례로 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본당 차원의 추모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4월 22일부터 세월호 희생자 치유와 구원을 위한 묵주 고리기도를 봉헌하고 있는 서울 문정동본당은 매 미사 때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수원교구 광명본당은 5월 한 달 동안 평일미사 시작 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
서울 도곡동본당 주임 김완석 신부는 11일 주일미사 강론에서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이번 참사는 몇몇 사람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서 “이번 참사가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삶의 태도를 숙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성심국제캠퍼스는 1일 김수환추기경국제관에서 학생과 교직원이 참례한 가운데 교내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가톨릭대 총학생회는 김수환 추기경국제관에 분향소를 설치해 16일까지 운영했다.
이힘ㆍ임영선ㆍ이정훈ㆍ강성화ㆍ김유리ㆍ백슬기 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