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다녀간 후 가톨릭에 관심을 갖고 성당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일선 사목자들에 따르면 오랜 냉담을 풀고 다시 교회 품으로 돌아오는 냉담교우도 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교회에 남긴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선교의 호기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선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가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영세는 평생을 함께할 신앙생활의 물꼬를 튼 것일 뿐이다. 본당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수적이다. 서먹서먹한 신앙생활에 금방 냉담에 빠지는 새 영세자가 적지 않다.
안동교구가 19일 개최한 ‘복음화의 날’ 행사는 세례를 준비 중이거나 갓 세례를 받은 이들에게 올바른 신앙의 의미를 전하는 자리였다. 특강에 나선 사제는 신앙생활의 초보자로서 신앙생활을 어렵게 생각하기 쉬운 이들에게 신앙생활에 처음부터 맛 들이기는 힘들다는 것을, 그리고 생각처럼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줬다.
교구는 또 흥겨운 무대로 교회를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막혔던 것이 뚫린 느낌을 받았다는 한 참가자의 소감은 이 같은 자리의 필요성과 성과를 한마디로 보여준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화두처럼 떠오른 말이 ‘복음의 기쁨’이다. 복음을 기쁨으로 받아들이지 않고서 신앙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 누구보다 복음을 기쁨으로 느껴야 할 이들이 예비신자와 새 영세자들이다. 그들이 복음을 기쁨으로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둘도 없는 책무다.
안동교구 복음화의 날 행사는 교회의 그러한 책무를 실천에 옮긴 하나의 사례다. 복음의 기쁨을, 다시 말해 신앙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은 교황이 남긴 선물에 대한 한국교회의 답례다. 신앙생활은 기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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