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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문] 주님 계신 곳, 그 곳에 가고 싶다 - 25일 ‘사벌성당’ 봉헌하는 안동교구 사벌퇴강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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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계신 곳, 그 곳에 가고 싶다] 25일 ‘사벌성당’ 봉헌하는 안동교구 사벌퇴강본당


‘기쁘고 떳떳하게’ 유서 깊은 신앙 이어갈 새 보금자리

성직자와 수도자 수십 명 배출한 경상도 북부 유서 깊은 천주교 요람
평균 나이 75세·미사 참례자 80명
신자들의 간절한 기도와 노력에 많은 은인들 도움 더해 이룬 기적
조개 모양의 독특한 외관 ‘눈길’
청동 십자가와 촛대, 유리화 등 성당 안에는 예술의 향기 가득

발행일2018-07-22 [제3104호, 13면]

‘작지만 아름다운’ 안동교구 사벌성당 전경. 성당의 지붕과 맞닿아 있는 다섯 개의 창은 우리가 하느님 나라와 연결돼 있음을 나타낸다.

■ 신앙으로 함께 지은 성당

사벌퇴강본당은 두 가족이 함께 둥지를 튼 독특한 형태의 공동체다. 사벌 공동체와 퇴강 공동체를 본당 주임 박재식 신부가 함께 돌본다. 이번에 새로 지은 사벌성당은 퇴강성당에서 9㎞ 떨어져 있다.

1954년 공소로 출발한 사벌 공동체는 이후 상주 서문동본당, 계림동본당 등 소속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이후 2003년 퇴강공소와 통합돼 사벌퇴강본당으로 승격했다.

사벌 공동체는 지난해 1월 재건축을 시작해 1년 여 만에 신축 성당을 완성했다. 그때까지 사벌성당은 지은 지 50년 된 낡은 건물로, 공소시절 모습 그대로였다. 또 주변 도로가 성당 지대보다 높아 흘러든 물기 때문에 성당 외벽이 갈라지는 등 붕괴위험이 있었다. 이에 본당은 2016년 9월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시작한 계기는, 우연히 옛 사벌성당에 들른 신자 한 명이 열악한 성당 상태를 보고 1억 원을 기부하면서다. 이후 사벌퇴강본당 신자들은 한 형제처럼 사벌성당 재건축을 위해 힘을 모았다. 평균 나이 75세, 주일미사 참례자 수 80여 명인 본당 신자들은 지난 1년 동안 기도는 물론, 신구약 성경필사를 완성했다. 또 교무금을 2배로 내며 힘을 보탰다.

이러한 간절함이 전해졌는지, 전국 각지에서도 도움 손길이 이어졌다. 남몰래 성금을 전달한 타 교구 주교를 비롯해, 자녀 없이 가정부 일을 하며 지내는 신자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돕겠다고 나섰다. 외국에서 달러를 보내온 사람도 있었다. 또 서울대교구 수서동본당, 인천 만수1동본당 등도 힘을 보탰다.

박재식 신부는 신자들의 신앙적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성당이 위치한 곳은 경상도 북부지방의 천주교 요람이다. 낙동강 줄기를 배경으로 펼쳐진 산과 들이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는 이 마을은 수십 여 명의 성직자와 수도자를 배출한 영남지역 유서 깊은 천주교 공동체다. 낙동강을 비롯해 경북 문경·화령·예천 등지에서 흘러온 여러 강줄기가 만나, 마을 앞 강물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에서 ‘물미’(尾) 또는 ‘퇴강’(退江)으로 불렸다. 박 신부는 “사벌성당 신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신앙을 굳건히 지켜왔다”면서 “이제는 신자들이 기쁘고 떳떳하게 신앙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

박 신부가 소개한 성경구절처럼, 본당 신자들은 하나 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본당 신자들은 안정적인 생계유지를 위해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박 신부의 제안으로 영농사회적법인 ‘까미노’를 만들기도 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사벌성당 전경. 조개 모양의 지붕 형태가 독특하다.


■ 그리스도의 행복이 깃든 성당

지상 1층으로 아담하게 지어진 성당에는 약 110석 규모의 성전과 선교사의 방, 성체조배실이 있다. 조개 모양의 손잡이를 열고 성전으로 들어서니 제대를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을 하며 펼쳐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성당을 중심으로 하느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청록색의 제대를 비롯해 성당 곳곳에는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제대 뒤편의 유리화를 비롯해 제대 위 스탠드형 청동 십자가, 스탠드형 촛대 등은 모두 조광호 신부(조형미술연구소 대표) 작품이다. 십자가의 길 14처와 ‘겟세마니의 기도’, ‘부활하신 예수님’ 등은 변진의(아기 예수의 데레사) 작가의 작품이다.

가장 독특한 점은 제대 뒤편에 십자가 대신 유리화가 있다는 점. 변진의 작가의 작품 ‘최후의 만찬’을 유리화로 만들어 성당을 찾는 이들이 예수님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신부는 “‘최후의 만찬’은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보낸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라며 “신자들이 슬프고 괴로울 때 뿐 아니라 기쁘고 행복한 순간에도 성당을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후의 만찬’은 예수님이 몸과 마음을 내어주신 시간”이라면서 “신자들이 야고보 성인의 순례를 본받아 서로 빵을 나누고 기도하며 참다운 그리스도 공동체 가족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당 내부는 지붕과 맞닿아 있는 5개의 창과 12개의 길쭉한 아치형 창으로 이뤄져 있다. 창을 통해 유리화 너머로 들어오는 빛의 조화 또한 인상적이다.

유리화에는 천상을 상징하는 푸른 바탕에 쏟아지는 은하수 별의 무리가 담겨 있다.

5개의 창은 우리가 하느님 나라와 연결돼 있음을 나타낸다. 또 푸른 바탕에 쏟아지는 은하수 별의 무리는 천상을 상징한다. 특히 지붕과 유리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하늘을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신자석을 중심으로 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12개의 창은 은혜로움과 축복을 빛으로 상징화했다. 조광호 신부는 “구원의 상징인 아치형 디자인을 통해 조개 형태의 외부 건축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면서 “종말론적 완성에 이르는 하느님 나라의 기쁨과 축복이 내리는 천상의 공간으로 인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제대 뒤편에는 선교사의 방이 있다. 이곳에서는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의 사진과 일기장, 1969년 주교 서품 당시 김수환 추기경에게 받은 수단 등을 전시한다. 두봉 주교의 삶과 말씀의 여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 파리외방전교회를 비롯해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등 한국 외방 선교의 역사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 청록색의 독서대와 제대, 스탠드형 청동 십자가와 촛대. 모두 조광호 신부의 작품이다. 제대 뒤편에는 변진의 작가의 ‘최후의 만찬’을 유리화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