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속 안동교구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씨가 아직 중환자실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가운데, 아픔을 함께 나누고 국가폭력에 대해 회개를 촉구하는 시국미사가 전국적으로 열린다. 광주대교구를 포함해 전국 13개 교구 신자들이 동시에 시국미사를 열 정도로 천주교 안에서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시국미사는 가톨릭농민회(가농),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사제단),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우리농촌살리기 운동본부가 주최하며 28일 저녁에 열린다. 서울은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며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와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연합회(남장연), 의정부교구, 대구대교구, 대전교구 사제도 함께 한다.

(이미지 제공 =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같은 날 청주교구 성모성심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집전하는 김인국 신부(사제단 대표)는 28일이 전례력으로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임을 강조했다. 아기 예수를 없애기 위해 헤로데 대왕이 베들레헴과 그 주변에 사는 두 살 아래의 사내아이들을 죽인 것처럼 오늘날 공권력에 의한 폭력으로 쓰러진 백남기 씨를 묵상하는 미사이기 때문이다.

이 미사가 열리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 김 신부는 22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국가 폭력에 매우 둔감해진 우리의 타성을 성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는 원래 저렇게 사람을 때려도 된다고 허가받은 것이 아니”라며 폭력에 별로 반발도 하지 않고 죄를 발견하려고 하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다.

김 신부는 이날 공지한 장소로 미사에 오지 못하는 사제와 신자에게 각 본당에서 같은 취지로 미사를 드려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시국미사에 대한 논의는 가농에서 먼저 나왔다. 가농 손영준 사무총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백남기 씨 일은 농민 한 명이 경찰에 진압된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폭력이 발생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시국미사를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1979년 오원춘 사건처럼 교회가 전면에서 나서야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남장연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를 담당하는 서영섭 신부는 국가폭력의 심각성뿐만 아니라 백남기 씨 일에 대해 누구도 사과를 하거나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시국미사를 열게 됐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번 시국미사는 서울, 광주, 안동, 부산, 마산, 전주, 청주, 수원, 원주에서 28일 저녁에, 인천에서는 3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춘천은 미사가 연기됐으며, 자세한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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