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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한 프랑스 르망교구장 이브 르 쏘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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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수정 추기경이 베르뇌 주교의 출신 교구장인 르망교구장 이브 르 쏘 주교의 예방을 받아 환담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오세택 기자 |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조선에 입국하시지는 못했지만 죽어서 조선 복음화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프랑스 르망교구장 이브 르 쏘 주교의 말에는 10월 20일 봉헌된 브뤼기에르 주교 선종 180주기 추모ㆍ현양 미사의 여운이 짙게 남아 있었다. 쏘 주교는 10월 19일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병인년 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인 2016년 10월 50여 명으로 이뤄진 프랑스 가톨릭 교회 방한단과 한국을 찾기에 앞선 사전 답사 방문이었다.
쏘 주교는 “제4대 조선대목구장 베르뇌 주교의 출신 교구인 르망교구가 한국 교회와 순교로 연결된 유대를 맺고 한국 신자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어느 교회든 개별 교회로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폐쇄적인 교회는 얼마 가지 않아 죽어버리게 됩니다. 역사도, 문화도, 국적도 다르지만 한 분이신 하느님 안에서 한 형제라는 것이 가톨릭 교회이기에 두 교회 연대와 나눔은 중요합니다.”
쏘 주교는 내년 방한 목적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하나는 19세기 박해시대 때 조선에 온 프랑스 선교사들이 죽음으로 신앙을 증거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자생적 신앙공동체로 출발한 한국 교회가 프랑스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기에 그 신앙적 역동성을 배우겠다는 것이다.
쏘 주교가 전하는 르망교구는 대부분의 프랑스 교회와 비슷하다. 교구 사제는 110여 명에 이르지만, 사제 평균연령을 75세에 이르고, 50세 이하 사제는 34명, 신학생 수도 7명에 그친다. 이 때문에 본당이 공소로 격하되고, 지역민 중 80%는 세례를 받았지만, 대부분이 자신이 세례를 받은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평신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교회활동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일반 가정이나 사회는 성소를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이들이 자유롭게 성소의 길을 걷도록 할지가 과제”라고 전했다.
현재 르망교구에는 안동교구 이영길ㆍ권형배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오은규ㆍ최진성 신부가 파견돼 사목하거나 현지어를 배우며 사목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최진성 신부는 쏘 주교로부터 2013년 사제품을 받고 베르뇌 주교 출신 본당인 샤또 뒤 루아르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다.
한편 쏘 주교는 23일 출국에 앞서 22일 서울대교구청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해 환담했다. 염 추기경은 “한국 교회는 조선에 와서 순교한 선교사들을 늘 기억하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의 해외 선교는 이제 시작이지만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모범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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