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인 어제(20일) 경북 문경 여우목성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103위 순교 성인 가운데 한 분인 이윤일 요한 성인의 흉상 제막식과 여우목 교우촌 축복미사가 안동교구와 대구대교구 공동으로 봉헌됐습니다.

현장에 이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문경시 문경읍 중평리에 있는 여우목 교우촌에서 특별한 미사가 봉헌됐습니다.

안동교구와 대구대교구가 함께 하는 ‘여우목 교우촌과 이윤일 요한 성인상 축복미사’입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가 함께 집전한 미사에는 두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 등 4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여우목 교우촌은 1992년 대구대교구가 부지를 매입한 뒤 관할인 안동교구에 기증하고, 이후 두 교구가 힘을 합친 끝에 25년 만에 조성을 마쳤습니다.

특히 이날은 103위 순교 성인 중 한 명인 이윤일 요한 성인이 순교한 지 꼭 150주년이 되는 해에 맞은 한국 순교성인 대축일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축복 미사 강론을 통해 여우목 교우촌에서 살다 붙잡혀 대구 관덕정에서 순교한 이윤일 성인의 삶과 신앙을 설명하면서 성인이 살았던 장소를 성지로 선포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환길 대주교 / 대구대교구장>
“(순교) 150년이 지나서 이렇게 사셨던 이곳을 축복하고 성지로 선포하고 그 전에 성지였지만은 새로 단장을 하고 한 것은 참으로 우리 후손으로서 잘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이렇게 시복시성운동을 하고 순교자 현양사업을 하는 이유가 어딨는가? 이분들한테 좀 더 잘해드리려 하는 게 아니에요. 이분들은 천국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생을 누리고 계시기 때문에 더 바랄 게 없을 겁니다. 우리를 위해서 하는 거예요. 우리 영생을 구원을 위해서..”

미사 뒤에는 교우촌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여우목성지에서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이윤일 요한 성인상 제막식과 축복식이 거행됐습니다.

여우목 교우촌은 박해시대 교우들이 살던 오래된 교우촌으로, 1827년 정해박해 때 박 사도요한이 정착하면서 형성됐습니다.

이후 충청도 홍주 출신 이윤일 요한이 정해박해를 피해 여우목에서 살았고, 1839년 기해박해 때에는 박 사도요한의 친척인 김 수산나 가정과 서치보 요셉의 가정이 이곳으로 이주했습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52세였던 교우촌 회장 이윤일 요한과 김 수산나, 서치보의 가족 등 많은 신자들이 체포돼 대구 관덕정 등지에서 순교의 화관을 쓰게 됐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