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사람들은 왜 하느님을 받아들이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것일까?

우리의 고귀한 영혼은 신비스런 육체 속에 머무르며,

신비스런 우주 만물 가운데에서,

신비스런 자연의 먹거리를 통해 살아가고 있는 하나의 피조물임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느님을 받아들이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것일까?

사람이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을 부정하거나 혹은 무시하고 살아간다면 인간으로 대접받을 수 없는 소위 ‘패륜아’라고 불릴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과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절대 전능하신 하느님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혹은 무시하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영혼은 과연 용서받을 수 있을까?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무엇이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선택하고 행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의지를 부여해 주셨다. 그러므로 신(神)의 존재를 믿고 받아들일 수도 있고, 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택의 권한은 자신에게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책임마저 회피할 권리는 우리 인간에게 없기 때문이다.

(집회서 15,14-17)

「한처음에 인간을 만드신 분은 그분이시다. 그분께서는 인간을 제 의지의 손에 내맡기셨다.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그분께서 네 앞에 물과 불을 놓으셨으니 손을 뻗어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라.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있으니 어느 것이나 바라는 대로 받으리라.」

위 성서의 말씀은 하나의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이 창조주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소중한 자유의지를 잘못 행사하여 하느님을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이 져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아보고자 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고, 하느님이 계심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를 꺼려하는 것일까?

그 결정적인 이유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인간의 교만한 마음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하나, 인간의 두뇌로 무엇이든 다 알아낼 수 있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

둘, 현대과학에 의해 증명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

셋, 내 삶에 굳이 하느님을 개입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 등

첫째 문제에 대한 고찰;

과연 인간의 두뇌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의 소산물인 현대과학 또한 참으로 놀라울만하다.

그 복잡한 생물의 유전인자의 구조까지 파헤쳐 그 일부분을 조작하거나 복제를 하고 있고, 인공위성을 만들어 우주공간에 있는 행성에 보내어 탐사를 하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참으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인간이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는 듯하고, 알아내지 못할 것이 없는 듯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인간의 능력이 참으로 대단한 것처럼 보이나 그 능력이란 없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태고적부터 이미 존재하는 우주 만물에 숨겨진 것들을 마치 보물찾기 하듯 하나씩 하나씩 파헤치고, 그 속에 내재하는 질서와 법칙을 알아내어 활용하는 능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둘째 문제에 대한고찰;

현대과학이 참으로 많은 것을 밝혀냈고, 아직도 계속 밝혀내고 있다. 허나 아무리 현대과학이 발달한다 해도 인간과 우주의 모든 의문을 다 밝혀낼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이미 밝혀냈다고 하는 소위 과학 이론들이 모두 다 진리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진화론’이나 ‘빅뱅이론’처럼 많은 오류를 내포하고 있는 하나의 ‘설’에 불과한 것들도 많이 있음을 알고, 과학자가 내놓은 이론, 과학자가 설명하는 것은 무조건 진리인 양 받아들이고 신봉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오늘날 현대과학이 아무리 많이 발달하였다 해도 자연물이나 신비스런 생명체를 창조할 수는 없으며, 우주 만물에 인위적으로 새로운 질서와 법칙을 부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사실 현대과학이 유전인자의 염기서열을 밝혀내고 우주에 인공위성을 보낼 수는 있으나 세상의 모든 과학자, 생물학자, 유전공학자가 다 모여 궁리한다 해도 길가에서 밟혀죽는 그 흔한 풀포기 하나도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인간 능력의 한계인 것이다.

또한 인간의 두뇌가 모든 것을 다 파헤칠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는 고귀한 내 생명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모든 생물을 탄생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신비스런 자동실행 프로그램인 DNA는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 놓은 것인지 알 수도, 알아낼 수도 없다.

거대한 우주는 또한 누가, 어떻게, 무엇을 가지고, 왜 만들었으며, 어떻게 정교한 질서와 법칙을 부여해 놓았는지, 무슨 힘, 어떠한 원리에 의해 그 거대한 우주가 끊임없이 정교한 운행을 지속하고 있는 것인지 우리 인간의 두뇌와 현대과학으로는 다 파헤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인식능력(認識能力)의 한계이며, 우리는 그 한계성을 알아야 하고 인정해야만 한다.

세 번째 문제에 대한 고찰;

우리는 너무 쉽게 신(神)과 우리의 삶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따라서 우리의 인생에 굳이 하느님을 개입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과연 그러할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정말로 무서운 오만이 아닐 수 없다.

- 단 열흘이라도 동쪽에서 태양이 떠올라 따뜻한 열과 밝은 빛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인간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 땅과 태양이 식물들을 자라게 하고 풍부한 각종 영양소를 가진 열매를 맺게 하지 않는다면 인간을 위시한 모든 동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정교한 운행법칙에 의해 자전과 공전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정지하거나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과연 지구와 우주의 질서는 유지될 것인가?

우리 인간은 위대한 존재인 것 같으나 결국은 죽어 없어져야 할 참으로 미약하고 유한한 존재이며, 자유롭게 내멋대로 살아가는 존재인 것 같으나 신(神)에 종속되어 그 섭리하에 살아가고 있는 하나의 피조물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미약한 존재인 인간이 스스로 잘난 척, 똑똑한 척, 신(神)에 대해 스스로 다 아는 양 감히 우주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쪄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신(하느님)을 깨닫고 알아보기 위해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하느님 앞에 겸허히 고개를 숙이는 지혜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 다음에 열거하는 위대한 철학자 및 신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원전 희랍의 철인 소크라테스는 일생동안 예술가, 군인, 정치인, 상인, 청년들 등 온갖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철학을 논하였으나 인생 말년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한다.

「저들이나 나나 자랑할만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들은 그들도 모르는 것을 안다고 자처하지만 나는 나의 무지(無知)를 잘 알고 있다. 나는 내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저들보다 더 지혜롭다는 것을 안다」

지혜로운 철인으로 알려져 있는 소크라테스도 인생 말년에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자신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고백함으로써, 겸허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아니겠는가.

12세기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안셀무스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알기 위해서 (신을) 믿는다. 내가 (신을) 믿지 않았다면 나는 결코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믿음으로써 온갖 의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15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니콜라우스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신을 보기를 원한다면 이성은 무지(無知)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

「파악할 수 없는 신에게 우리는 오직 ‘무지의 지(無知의 知)’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

「신은 모든 현자들의 눈에는 가려지고 숨겨져 있지만 그가 은총을 하사하고 있는 가장 겸손한 자에게 나타나신다」

우리는 우리가 아무리 알려고 애를 써도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 즉, 인간의‘사유의 한계(思惟의 限界)’를 인정할 때 비로소 마음이 겸허해질 수 있고, 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4세기의 위대한 교부 중 한 사람이었던 아우구스티누스는「인간이 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자신을 피조물로서 파악해야만 하고, 그것도 그리스도교 전통이 주장하듯이 신의 모습을 닮은 피조물로 파악해야 한다. 다른 모든 실재(實在)도 신의 의도대로 창조된 피조물로 이해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한다.

「신(神)은 인간의 인식 범위를 넘어서 어둠 속에 가리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신의 신비 앞에 머리를 숙여야 한다.」는 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결론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인간의 머리로는 창조주 하느님과 우주에 대한 모든 것을 다 깨달을 수 없다는 인간의 인식능력의 한계성을 깨닫고, 겸허히 머리를 숙이고, 우주만물 속에 내재하는 신비를 느끼고자 노력할 때 비로소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계심을 깨달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

(마르코 복음 10장 15-17절)

「예수께서는 화를 내시며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안으시고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요한묵시록 21장 3-8절)

「그 때 나는 옥좌로부터 울려 나오는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집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다. 하느님은 사람들과 함께 계시고 사람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하느님이 되셔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이다. 이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 때 옥좌에 앉으신 분이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하고 말씀하신 뒤 다시금 "기록하여라, 이 말은 확실하고 참된 말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다 이루었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 곧 처음과 마지막이다. 나는 목마른 자에게 생명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겠다.

승리하는 자는 이것들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나는 그의 하느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비겁한 자와 믿음이 없는 자와 흉측스러운 자와 살인자와 간음한 자와 마술장이와 우상숭배자와 모든 거짓말장이들이 차지할 곳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바다뿐이다. 이것이 둘째 죽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