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3년 11월 23일(토) A1, 3, 31면에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22일 19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지부 30여명의 신부들과 신자를 상대로 시국미사를 하였는데 전주교구 박창신(71) 원로신부의 강론에서 ‘대선에 개입하게한 이명박 대통령을 구속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느님을 모시는 신성한 성전의 제전 앞에서 하느님의 사도로써 제의복을 입고 하느님에 대한 미사를 지내면서 어떻게 ‘부정 불법 선거를 규탄한다’, ‘대통령은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정치와 종교 분리원칙(헌법 제20조 제2항)을 어겨가면서 정치 강론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성당은 기도와 미사를 드리는 신성한 공간이어서 사제(司祭)가 정치적 행위와 종북(從北) 언행까지 일삼으면 되겠는가.
수송동성당 주임 송년홍신부와 성당 사목회장및 간부의 사전 조율을 받고 강론을 하였다면 하느님을 빙자한 정치미사가 아닌가!
1919년 3월 1일 삼일운동 독립선언서에 순국의 심정으로 서명한 민족대표33명(기독교계 16명, 천도교계 15명, 불교계 2명)이 내란죄로 기소 투옥되었는데 이때 처자식 식솔을 거느리지 않은 천주교 사제는 한사람도 없으면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를 만끽하는 현 민주사회에서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에서는 사도로써 본연의 하느님 사명을 도외시 하고 정치사안에 깊숙이 개입하여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위시한 밀양 송전탑 설치 반대, 국가보안법폐지, 국가정보원 폐지, 평택 미군기지 이전반대, 한·미 FTA반대, 4대강사업 반대, 광우병 반대 촛불집회등 국책 사업에 쌍수를 들고 TV화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반대하고 있는데 대하여 이에 신자들이 염증을 드러내기에 진절머리나게 신물이나 환멸을 느껴 정의채(鄭義采, 88세) 몬시뇰(Monsignor) 전 서울명동성당 주임신부가 말하기를 ‘신자는 늘어나도 성당은 비어서 주일미사 참례율이 500여만명중 20%대로써(조선일보 2013. 11. 15일자 A23면) 교회를 등지고 있지 아니한가 사제단은 고민해 봤는지 모르겠다.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하느님에 대한 절대 복종과 충성의식이 몸에 배어 났다고 하지만 사제 및 신자 비율이 1910년대 65%에서 24%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며 우리는 정보화의 홍수 속에서 경제발전에 산업사회의 도시화, 의료기술의 발달 등 사회변화에 따른 의식의 변화등 복합적 가치세계 속에서의 부활신앙 대신 자신과 가족에 대한 평안을 위한 구복(求福)을 바라는 기복(祈福)신앙 흐름으로 신자 감소 추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성찰 할 일이다.
우리나라 다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건 전래 과정에서 부활신앙에 복을 비는 도교의 기복(祈福) 밑바탕 신앙이 흡수 접목되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족하나 달자,
복을 바라는 마음은 동서양이 동일하나 고대 신농씨(神農氏)로부터 복을 빌지 않았는데(「禮記」禮器편, 「여씨춘추」계동기,「장자」양왕편) 「구약성서」신명기(28장 2-8절)에는 하느님의 삶을 따르면 온갖 복을 내릴 것이라 하여 손아랫사람이 손윗사람에게서 복을 받는 것(「신약성서」히브리서 7장 7절)이고 가난한 이에게 양식을 주어 보살펴 주는 사람은 복을 받으며(「구약성서」 잠언 22장 9절) 부모를 말과 행실로 마음을 다하여 공경하면 복을 받아 오래 장수할것(「신약성서」에페소서 6장 2-3절, 「구약성서」집회서 3장 6-8절, 출애급기 20장 12절, 신명기 5장 16절)이라 하였다.
천주교에서 강복(降福)기도는 영적(靈的) 격려, 다시말해 용기를 잃지 마라는 의미를 갖는 것이라 하였고 축복을 라틴어로 베네딕시오(benedictio)라 부르는데 남에게 좋게(bene) 말하는(dicree) 것이라 하였으니 설날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덕담을 나누면서 축복해준다.
우리나라는 중국문화를 수용한 다섯가지 오복(五福)을 친다. 자기 수명을 누가 걱정해 준다고 해서 한시간 동안이라도 더 늘릴 수도(「신약성서」마태복음 6장 27-28절) 1초후 죽음도 내다볼 수 없듯이 자신이 개똥밭에 뒹굴어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처럼 죽음의 두려움 없이 오랫동안 목숨을 붙여 사는 수명(壽)과 돈 많은 부유한 가정 부자(富)와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강녕(康寧)과 덕망을 낙으로 삼는 유호덕(攸好德), 제 명대로 살다가 편히 죽는 고종명(考終命)이다(국어사전, 「사기」송미자세가, 「서경」주서 홍범편).
행복은 오복과 같은 듯 하나 다르니 국어사전에 의하면 흐뭇하도록 만족하여 부족하거나 불만이 없는 생활, 가족이 건강하고 온유하여 빈곤하지 않으며 원활한 대인관계를 영위하는 것이라 하였으니 행복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자기 스스로 찾아 누리게 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찾아 줄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