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4년 9월 1일(월) A10 사회면에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의 시신이 8월 31일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금수원 뒷산 청량산(淸凉山, 341m) 자락에 매장하기 위하여 구원파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구되었다고 보도하였다.
가. 운구(運柩), 집불(執紼), 복토(復土)
관(棺) 운반을 운구(運柩)라 하였으나 집불(執紼)또는 집발(執綍, 鄕人四十者執綍,「禮記」雜記下편)이라고 불러야 한다.
운구는 관을 바퀴달린 수레로 운반하는 것이고 집불은 운구차에서 관구를 내려서 관을 좌우에서 3명씩 6명이 명주끈(끄는줄 불紼)으로 마주잡아(잡을 집執) 들고 걸어서 속광중(內壙)에 내려 안치하는 것으로 운구와 집불로 구분하였다.
「예기(禮記)」에 의하면 조문한다는 것은 장례를 도와주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장례를 도우려면 반드시 집불하여야 하고(助葬必執紼,「禮記」曲禮上편) 만약 관구(棺柩)를 따라 광(壙, 시신을 묻기 위하여 판 구덩이)에 이르렀을 때에는 모두 집불(執紼)하여야 한다(若從柩及壙皆執紼,「禮記」檀弓下편)고 하였다. 왕실에서는 여재궁관(舁梓宮官)이 수문(隧門)앞에 내려놓은 재궁(梓宮, 관을 높여 부르는 말)을 마주 들고 현궁(玄宮)에 안치한다.
관(棺)과 광(壙)사이를 고정시키기 위하여 넣는 흙을 허토(-土)라고 국어사전에 풀이 하였는데 석회3분(三分)에 고운모래(細沙)와 황토를 체로 쳐서 각 1분(一分)의 비율로 버무려 반죽하여 쌓아 단단히 다진다음 그 위에 흙을 붇는 것을 하토(下土)라 한다(「국조오례의」 흉례 사대부, 서인상의 임광전조)에서 하토(下土)가 허토로 변한 소리로 보여진다.
일곱쪽 횡대판(橫帶板, 속칭 홍대)위에 상주(喪主)이하 상제(喪諸) 및 유족들이 삽으로 흙을 떠서 던지는것도 허토라고 부르는 대신 광중에서 파낸 흙으로 도로 덮는다는 뜻으로 복토(復土)라고 불러야 맞는다. 상주에게 보여주기 위해 광중의 네 귀퉁이에서 떠온 흙을 취토(取土)라고 부르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진시황(秦始皇)이 서안시 여산에 안장할 때 인부들이 복토(復土)하였다(「사기」 진시황본기 37년 7월 병인조)고 하였고 북송나라의 장자(張子, 張載 1020-1077 字 子厚, 號 橫渠)가 말하기를 옛날에 부부가 함께 상을 당하였을 경우에는 광을 같이하여 먼저 하관하는 자는 부인으로 복토(復土)하지 않고서 뒤에 하관하는 자를 기다렸다가 함께 복토(復土)한다고 하였다.
조선조 제7대 세조(재위 1455-1468)의 광릉(光陵)을 안장할 때 마지막으로 의정부 우의정이 흙을 아홉삽 떠서 복토(覆土)한다<右議政覆土九鍤, 「예종실록」예종즉위년 11월28일(甲申)조 304쪽, 「국조오례의」 흉례 치장 조>에서 흙을 덮는다는 복토(覆土)를 썼으나 파냈던 흙을 다시 되메운다는 복토(復土)가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9삽으로 하는 것은 양(陽)에 해당되므로 양수(陽數)가 9에서 극(極)에 이르는 것을 취하고자 한 것이다. 불교에서 9숫자는 높은 영적힘을 상징하고 완성, 성취를 의미한다고 한다.
나.부상(父喪)의 상장(喪杖)은 저장(苴杖)
부모 중 아버지의 상례 때 상제가 짚는 상장(喪杖)은 저장(苴杖)이라 부르고 그 색깔은 검은색 대나무 오죽(烏竹)이다.
상제〈喪諸, 맏상제를 상주(喪主)라고 함>가 아버지 상례〈부상(父喪) 또는 고상(考喪)이라고도 함, 아버지가 죽어서는 고(考)라 하고 어머니는 비(妣)라 한다(父死曰考, 母死曰妣,「禮記」曲禮下>때에는 검은색의 대나무(烏竹)지팡이인 저장苴杖)으로하며 그 길이는 가슴높이로 하고 본성에 순응한다하여 뿌리를 아래로 하고 짚는다〈苴杖竹也,「禮記」喪服小記편,「朱子家禮」상례 성복,「國朝五禮儀序例」>
대나무는 둥글어 하늘을 상징하고 또 하늘은 검은색이므로 아버지는 하늘에, 어머니는 땅에 비유하기 때문에 검은 대나무 상장(喪杖)을 쓴다는 것이다. 저(苴)는 열매를 맺는 암 삼(빈마 牝麻)으로써 수삼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모마무실牡麻無實, 수삼은 열매가 없다) 그 색깔이 검고 심히 흉악한 모습인 지라〈저악모야(苴惡貌也),「예기」간전(閒傳)편> 지팡이 이름을 저장(苴杖)이라 한다고 하였다.
대나무 안팎에 마디가 있는 것은 아들이 아버지를 위하여 또한 안팎의 슬픔이 있는 것을 상징한다. 또 사계절을 일관하여 변치 않는데 아들이 아버지를 위한 마음도 또한 춥거나 따뜻하거나 변치 않는 까닭에 죽장(竹杖)을 사용한다.
다.모상(母喪)의 상장(喪杖)은 삭장(削杖)
어머니 상례〈모상(母喪) 또는 비상(妣喪) 이라고도 함>때의 상장은 삭장(削杖)이라고 부르는데 네모로 깎은 오동나무로써 한다(削杖桐也. 「禮記」喪服小記). 밖에 마디가 없는 것은 한집에 두 어른이 없다는 것이고 아내는 남편을 따른다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위는 둥글고 아래쪽을 깎아서 네모나게 하는 것은 어머니는 땅을 상징하는 것이다. 오동나무로 상장을 사용하는 까닭은 오동나무의 동(桐)자는 한가지 동(同)자와 소리가 같으므로 마음속의 비통함이 아버지의 상과 같다는 뜻을 취한 것이다.
사람이 심하게 애통하면 그 얼굴색이 반드시 검은색이 되므로 그 용모가 암삼(牝麻)과 같은 검은색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살펴 볼때 대나무 상장을 오른손으로 짚고 있으면 아버지 상례를 가리키고 검은색은 애통함을 표현한다는 것이므로 기존 허멀건 대나무 상장(喪杖)을 오죽으로 대체하여야 한다고 사료된다.
상장은 상제(喪制)중에서도 가장 존귀한 것으로 대상(大祥, 初喪후 25개월) 제사후 버리는데도 다른 용도에 쓰지 못하도록 반드시 잘게 잘라서 은밀한 곳에 버려 사람으로 하여금 더럽히지 않도록 조치하였다.(棄杖者 斷而棄之於隱者,「예기(禮記)」喪大記편)
위와 같은 전통풍속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한 전승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하관의식의 명칭을 재고하여야 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