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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諡福), 시성(諡聖), 시호(諡號)

송촌산인이메일

정조15(1791) 5월에 충남 금산군 진산(당시 전라도)사람 진사(進士) 해남윤씨 윤지충(尹持忠 1759-1791) 바오로(paul)의 어머니 권씨(權氏)가 돌아가시자 8월 그믐날에 장사 지냈는데 같은 마을에 사는 외사촌 권상연(權尙然 1751 -1791)야고보와 함께구약성서에 다른 신들에게 절하며 제사를 지내지 말고 반드시 하느님만 섬겨 제사 드려야 한다(탈출기 2035, 2219)는 율법을 지켜 살아계신 부모처럼 섬겨야할 양대(兩代)의 신주(神主)를 한조각 쓸모없는 나무라하여 불태워 버리고 어머니의 신주를 만들지 않고 제사도 지내지 않았다(정조실록정조15117일 조)하여 진산군수 신사원(申史源)이 불효로 사회 도덕을 문란케하고 불충(不忠)한 무부무군(無父無君)의 사상을 신봉하였다는 죄명으로 참수(음력 1113, 양력 128)당하여 전주읍성 풍남문에 9일동안 효수(梟首)되니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가 되었다.

교황청에서는 한평생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사람을 엄선하여 복자(福者 ,Blessed)로 선정된 이를 다른 이름으로 봉하여 세운다는 뜻의 시(, 立號以易名曰諡)자를 취하여 시복(諡福)이라 부르고 시복 바로 윗단계의 성인(聖人, a saint)으로 선정된 이를 시성(諡聖, canonistic)이라 부른다.

세상에서 성()이라 하는 것은 보통사람들이 무엇 하나를 따르지 못하는 수준 높은 경지를 갖추고 있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바둑을 어느 누구와 비교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두는 사람을 기성(棋聖, a great master of paduk)이라 하고 그림을 비교할 만한 자 없이 잘 그리는 사람을 화성(畵聖)이라 하며 역사상 위대한 음악가와 시인을 높여 일컫어 악성(樂聖, a celebrated musician), 시성(詩聖, a great poet)이라 부른다.

왕조시대에는 왕이나 재상의 평생 행적을 시법(諡法)에 적용하여 시호(諡號) 두 글자(二字)를 짓는다. 왕과 왕비및 재상이 서거하면 평생의 행적을 기려서 명호(名號)를 세워 고귀하게 높여(夫立名號 所以爲尊也韓非子詭使篇) 바꾸어 주는 시호(諡號)를 내려준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백제 제24대 동성왕(東城王) 23(501) 12월에 왕이 훙서하여 시호를 동성왕(東城王)이라고 처음 사용하기 시작 하였으며(王至十二月乃薨, 諡曰東城王 三國史記百濟本紀 東城王條) 신라 제22대 지철노왕(智哲老王) 15(514) 7월에 왕이 훙서(薨逝)하여 시호를 지증왕<智證王, 지증왕 3(502) 순장제도를 폐지하였기 때문에 공부를 통하여 깨달아() 지혜()가 있다하여 칭한 듯 함>이라 올려 이때부터 시호법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諡曰 智證, 新羅諡法始於此三國史記新羅本紀 智證麻立干條 三國遺事智哲老王 條).

태종실록태종 5(1405) 1221(癸未) 나라의 제도에 종친부의 군()과 의정부 좌 · 우찬성, 충훈부의 군(), 의빈부의 위(), 판돈령부사, 판의금부사, 세자시강원이사, 세자시강원 사부, 판중추원사 등 종일품(從一品) 이상의 대신이 죽으면 평생의 실지 행장을 표기한 시호를 내려 예장(禮葬, 일체의 장례 물자와 산역군을 지급함)하고 6조 각 판서, 의정부 좌우참찬, 지돈녕부사, 지의금부사, 지춘추관사, 지성균관사, 지경연사, 한성부판윤, 홍문관 대제학, 예문관 대제학, 세자시강원 좌우빈객 등 18직위의 정2품은 증시(贈諡, 시호를 내려줌)와 치부(致賻, 부조로 물품을 보냄) 하였다.

시법(諡法)에 사도(思悼)는 제 21대 영조(英祖 1694-1776, 83)2세 때 최연소 왕세자(王世子)로 책봉하였다가 28세때에 서인으로 폐하여 뒤주에 가두어 죽이고 일곱 살을 도()라 하는데 후회되어 슬프고 애처롭게 여기어 생각이 난다()는 뜻이고(中年早夭曰悼,淸選考卷九 諡法) 사도세자(1735-1762)의 아들인 정조가 정조실록정조 즉위년(1776) 320(辛卯)에 장헌(莊獻)이라고 올렸는데 장()은 용기를 좋아하고 힘을 일치시키는 것(호용치력왈장好勇致力曰莊)이며 헌()은 총명하고 예지에 밝다(총명예철왈헌聰明睿哲曰獻)는 의미로써 내려 주었다.

불교계에서는 계()를 지키겠다는 뜻에서 큰스님이 제자 스님에게 법명(法名)을 지어주는데 근대 한국 불교 중흥조인 경허(鏡虛 1846-1912)스님은 ()’자 돌림자를 지어 수월(水月), 혜월(慧月), 월면(月面), 월산(月山), 월남(月南), 월하(月下)40여명에게 내려주었다.

위와같이 시호는 시법에 의거 왕이나 재상을 대상으로 그 사람의 평생의 업적에 걸맞는 시호 두글자를 심사숙고하여 깊은 뜻이 담겨있게 지었고 시복과 시성은 대상자를 엄격하게 선정한 후 일률적으로 똑같이 시()자를 앞에 붙여 시복, 시성으로 지어서 단순하게 세례명 앞에 성()자를 붙여 성마카엘, 성가브리엘, 성라파엘, 성베드로 등으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