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명산인 동악 태산, 서악 화산, 남악 형산, 북악 항산, 중악 숭산 중 하나인 산둥성 제남부 태안현에서 북쪽으로 5리 떨어진 태산(泰山)에 대한 조선일보 2015년 10월 9일 A30면 만물상 칼럼에서 ‘진시황 이래 황제들이 천하를 통일하고 하늘에 제사지내는 봉선의식(封禪儀式)을 치른 곳이다’라고 기술하였으나 ‘사기’ 봉선서에 의하면 진시황 이전에 이미 12 제왕이 태산에 올라 다음과 같이 봉선(제왕이 천지에 제사 지내는 의식, 하늘의 은공에 보답하여 지내는 제사를 봉이라 하고 태산 남쪽에 위치한 양부산(梁父山)에서 땅의 공덕에 보답하여 지내는 제사를 선이라 한다) 하였다.
복희씨 이전의 제왕 무회(無懷), 복희, 신농, 염제(炎帝), 황제, 전욱, 제곡, 요, 순, 우, 상나라 탕왕, 주나라 성왕 등 12명이 태산과 운운산(云云山), 정정산(亭亭山), 회계산, 두수산 등에서 봉선하였다 하였고 그 후 노나라 소공(昭公 기원전 542-510)때 계씨(季氏)는 대부의 신분으로 태산에 올라 제사를 거행하였다.
진시황(기원전 259-210.7.51세 붕어)은 진왕 26년(기원전 221) 천하를 통일하고 황제라고 칭하고 2년 후 봄에 타이산〈tai shan, 泰山 1,545m, ‘지리부도‘ 보진재 발간 (1,990년)에는 1,524m로 기재, 1,987년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등재〉에 올라 비석을 세우고 흙으로 제단을 쌓아서 뿔이 누에고치만하고 밤알 크기만 한 붉은 수송아지 한 마리를 땔나무 위에 올려놓은 다음에 번제물(燔祭物)로 태워서 그 기운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데, 반드시 해뜰 때 천주(天主)께 제사지내고(’예기‘ 교특생 편)하산하던 중 갑가지 비바람이 불어 8부 능선에 서 있는 소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었는데 이일로 인하여 그 나무에 벼슬을 9등급 중 5급에 해당하는 5대부(五大夫, pinetree of Fifth Degree) 작위를 부여하였다(’사기‘ 진시황 본기).
‘구약성서‘에서도 번제물로 집짐승 중 숫양, 숫염소, 수송아지와 날짐승 중 산비둘기와 집비둘기를 제단 위 장작불에 차려놓고 태워 그 향기를 풍겨 하느님께 제사 드린다(레위기 1장 2절-17절, 출애급기29장 10-28절, 창세기 8장 20-21절)하였는데 가톨릭에서는 어느때 부터 분향(焚香)으로 대체하였는지 모르겠으나(댓글을 고대함) 신라는 제 23대 법흥왕 15년(528)때 중국 양나라 무제(武帝)의 사신이 향을 가지고 와서 향불을 피우면 그 향기가 대단하여 신성께 정성이 통하여 반드시 영험이 있다(’삼국사기’ 신라본기)고 하여서 향불을 피우는 효시가 되었다.
조선조 제 7대 세조(제위 1455-1468)가 충북 보은군 속리면 속리산 법주사 행차길에 길옆에 서있는 소나무 가지가 번쩍 들려 가마가 순조롭게 지나가자 그 나무를 정2품 판서벼슬(천연기념물 제 103호 정2품송)을 내린 것은 진시황이 태산에서 하산할 때 나무에 벼슬을 부여한 일을 본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무제(기원전 156-87, 70세) 7년 (기원전 110년)4월에 천자가 시중(侍中)봉거도위(奉車都尉) 곽자후(霍子侯)만 대동하고 태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지내니 한왕조에서 처음으로 거행하였으며 봉선을 거행할 때 밤에 하늘에서 불빛 같은 것이 번쩍거렸고 낮에는 흰 구름이 제단위에서 피어 솟아올랐다고 한다(‘사기’ 효무 본기).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 살펴볼 때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시절 태산에 오를 때 안개가 자욱히 끼고 잔뜩 흐렸다가 정상에 다다랐을 즈음에 이슬비가 내려 수행한 일행들 사이에서 2,235년 전 진시황이 천하를 얻어 태산에 올라 비를 만난 것에 비유하여 후세에 ‘태산에 올랐을 때 비가 내리면 천하를 얻는다’는 속설이 전해져 내려온 얘기가 돌아 그날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입이 귀에 걸릴 만큼 크게 좋아했던 김 전 대통령이 이듬해 1,997년 대선에서 당선되었다.
2001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중권씨도 태산에 올랐으나 덥기만 하고 비는 내리지 않아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하더니 이듬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되었고 2006년 전 경기도지사 손학규씨도 태산에 갔을 때 비가 오지 않았다는데 대하여 ‘법화경’에 나오는 ‘모든 것은 맘먹기에 달려있다(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는 말에 호감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