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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해살이풀인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세바람꽃, 숲바람꽃, 바람꽃 등 바람꽃류는 미나리아재비과(科) 아네모네속(屬)에 속합니다. 이들을 바람꽃이라고 부르는 것은 속명 아네모네가 그리스어의 아네모스(Anemos, 바람)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네모네속은 아니지만 미나리아재비과 중 바람꽃류와 비슷한 것으로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만주바람꽃, 변산바람꽃 등이 있습니다.
꿩의바람꽃은 바람꽃류 중에서 비교적 쉽게 군락으로 만날 수 있는 종류입니다. 주로 중부 지방 이북의 높은 산 습기가 많은 숲속에서 자랍니다.
줄기는 가지가 갈라지지 않고 높이는 15~20cm 정도입니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잎자루가 길고 2번 3갈래로 갈라집니다. 꽃은 4~5월에 줄기 끝에 1개씩 피는데 지름이 3~4cm로 다른 바람꽃류의 꽃에 비해 큰 편입니다. 꽃에는 꽃잎이 없으며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입니다. 꽃받침은 8~13개로 바람꽃류 중 가장 많고 긴 타원형입니다. 수술과 암술의 수가 많고 씨방에 잔털이 있습니다. 꽃송이 밑에는 잎처럼 생긴 3장의 포잎이 있는데 각각 3갈래로 깊게 갈라집니다.
꿩의바람꽃을 비롯해 바람꽃류는 작고 줄기가 연약해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흔들립니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가냘픈 줄기가 바람에 꺾이지 않는 것을 보면 보기와는 달리 생명력이 강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꽃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