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리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중부지방 이북의 산에서 자랍니다.
줄기는 갈라지지 않으며 높이는 15~30cm 정도입니다. 뿌리잎은 없고, 줄기 끝에 달린 잎처럼 생긴 것은 꽃을 받치는 포잎입니다. 포잎은 3장이며 3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조각은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게 갈라집니다. 줄기 끝에서 1~4개의 긴 꽃자루가 나와 4~6월에 그 끝에 연한 노란색 꽃이 핍니다. 꽃잎은 없고, 5장의 노란 꽃받침이 있는데 꽃이 피면 완전히 뒤로 젖혀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수술과 암술은 많으며 수술은 노란색, 암술은 녹색을 띱니다.
회리바람은 회오리바람의 준말입니다. 회오리바람 하면 미국의 토네이도(tornado)가 떠오릅니다. 뉴스에도 가끔 소개되고 토네이도를 주제로 한 영화도 있었습니다. 사람은 물론 기차와 집까지도 사정없이 날려버리는 무시무시한 회오리바람이지요.
몸집도 작지만 꽃도 참 작은 식물을 왜 하필 회리바람꽃이라는 이름으로 부를까 궁금하여 국어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따로 특별한 설명은 없었지만 회리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연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회오리밤(회리밤), 회오리봉(회리봉)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평소 잘 쓰지 않는 말이라 생소하지만 우리말입니다. 회오리밤은 밤송이 속에 외톨로 들어 있는 동그랗게 생긴 밤을 말합니다. 또, 삶은 밤에 구멍을 내고 속을 파낸 다음 실에 매달아 휘두르면 휙휙 소리가 나는데 이것 역시 회오리밤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지만 장난감이 귀하던 시절에는 이것이 아이들의 장난감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회오리봉은 작고 뾰족하며 둥글게 생긴 산봉우리를 일컫는 말입니다. 따라서 회리바람꽃이라는 이름은 회오리바람과는 관계가 없고, 작고 동그란 꽃의 생김새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회리바람꽃은 구슬처럼 동그란 바람꽃이라는 뜻인 셈입니다. 뜻을 알고 보니, 언제 누가 붙인 이름인지는 모르지만 꽃과 잘 어울리는 참 멋진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우리 꽃에는 우리 이름이 제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