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할미꽃은 강원도 동강의 바위틈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우리나라 특산으로 동강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줄기는 15~30cm 정도이고 전체에 흰털이 많습니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 나고 깃 모양의 겹잎이며, 7~8장의 작은잎은 할미꽃에 비해 넓습니다. 잎 앞면은 반들거리고 뒷면은 진한 녹색입니다. 4월에 꽃이 피는데 꽃이 필 때는 하늘을 향하다가 꽃줄기가 자라면서 옆을 향합니다. 꽃 색깔은 연분홍, 연보라, 붉은 자주색 등으로 변이가 심합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으로 5~8장입니다. 수술은 많고 꽃밥은 노란색이며, 암술 역시 많고 암술머리는 꽃받침과 색깔이 같습니다.
그러나, 동강할미꽃이 새로운 종이 아니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즉 변이가 심한 색깔 때문에 새로운 종으로 혼동하게 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동강할미꽃이 새로운 종이든 아니든 동강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색깔의 아름다운 할미꽃임은 틀림없습니다. 동강할미꽃이 알려지게 된 것은 동강 댐 건설 계획으로 동강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부터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로 인해 동강할미꽃이 철없는 사람들의 채집 대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동강 댐 건설 계획이 취소되고 동강이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지만 도로 건설과 많은 사람들의 탐방으로 여전히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동강할미꽃은 할미꽃과는 달리 꽃이 고개를 들고 있으며 그것이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비옥한 땅이 아니라 절벽 바위틈에서 자라는 것도 애처로운데 고개까지 숙이고 있다면 더욱 처량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고개를 들고 있기에 당당해 보이고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동강할미꽃은 동강의 가파른 절벽 바위틈에 피어 있을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동강할미꽃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모든 야생화가 제자리에 있을 때 그 주변 환경과 어울려 가장 아름다운 법입니다. 동강할미꽃이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모든 사람이 그 아름다움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제발 가만히 두고 바라보기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움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빈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그 아름다움이 마음에 담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