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錦囊花)는 현호색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속의 돌이 많은 곳이나 계곡에 자랍니다. 꽃 모양이 독특하고 색깔이 아름다워 아주 오래 전부터 관상용으로 많이 심고 있습니다.
줄기는 흰빛이 도는 녹색으로 물기가 많고 연약합니다. 높이는 50~70cm 정도입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3개씩 모여 나고 다시 3갈래로 갈라집니다. 갈라진 조각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부드러운 결각(缺刻)이 있습니다.
4~6월에 옆으로 휘어진 꽃대에 주머니 모양의 납작한 꽃들이 조롱조롱 매달립니다. 꽃은 붉은색이지만 토양에 따라 흰색 꽃이 피기도 합니다. 꽃잎은 4개가 모여서 편평한 심장 모양을 이루는데 바깥쪽 2장은 끝이 구부러져 밖으로 젖혀지고, 안쪽 2장은 합쳐져서 시계추처럼 아래로 튀어 나와 있습니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합니다. 그러나 독성이 있어 그냥 먹어서는 절대로 안 되고 삶아서 며칠 동안 물에 담가 독성을 완전히 우려내고 낸 다음 먹어야 합니다. 약용으로도 이용되는데 특히 혈액 순환과 종기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야생화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으레 금낭화에 관심을 갖습니다. 꽃잎과 꽃잎 아래 달린 맑은 이슬이 아침 햇살에 투명히 드러나 반짝이는 모습이 참으로 아릅답기 때문입니다.
금낭화라는 이름은 꽃이 고운 비단 주머니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여자들의 옷에 매다는 주머니를 닮아 며느리주머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영어로는 블리딩 하트(Bleeding Heart)라고 합니다. 블리딩은 출혈 혹은 피투성이라는 말이고, 하트는 심장이라는 말입니다. 아마 꽃의 색깔이 붉고 생김새가 심장 모양을 하고 있으며 꽃잎이 갈라져 있어 그렇게 표현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너무 직설적이고, 예쁜 꽃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한자이기는 하지만 금낭화가 훨씬 낫습니다.
예쁜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지 궁금합니다. 복 주머니라면 복이 들어 있겠지만, 며느리 주머니라면 그 속에 눈물이 들어 있을 것 같습니다. 시집살이를 하면서 때론 서럽고 때론 친정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리워 남몰래 소리없이 흘린 며느리의 눈물 방울이 그 속에 담겨 있을 것 같습니다. 주머니 아래에 달린 이슬은 주머니에서 흘러내린 며느리의 눈물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