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나물은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야트막한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풀밭에 자랍니다. 할미꽃이 백발이 되어 바람에 날릴 때쯤 무덤 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줄기는 곧게 서고 10~30cm 정도 자라며, 길고 흰 털이 빽빽하게 나 있습니다.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밑부분이 조금 넓고 윗부분으로 갈수록 좁아져 끝이 뾰족한- 피침형입니다. 줄기잎은 마주 나는데 잎자루가 없고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습니다. 잎 양쪽에 긴 털이 있으나 자라면서 점차 없어집니다.
꽃은 4~5월에 잎겨드랑이에 층층이 달리는데 보랏빛이 도는 자주색입니다. 꽃부리(화관)는 통처럼 생긴 입술 모양으로 위쪽에 1개, 양옆에 2개, 아래쪽에 1개로 갈라집니다.
꽃이 흰색인 것을 흰조개나물, 붉은색인 것을 붉은조개나물이라고 합니다. 꽃집에 가면 조개나물과 사촌지간인 원예품종들이 있는데 이들을 통틀어 조개나물의 속명(屬名)인 아주가(Ajuga)로 부르고 있습니다. 한택조개나물은 한택식물원에서 우리 조개나물과 서양 원예품종의 자연 교잡으로 얻은 것으로 꽃이 아름답고 잎에 무늬가 있습니다.
조개나물이라는 이름은 혀를 내민 것 같은 꽃송이가 입을 약간 벌린 조개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름으로 보아 나물로 많이 이용될 것 같지만 사실은 거의 나물로 이용되지 않습니다. 한방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말려 약재로 씁니다.
봄을 마지막으로 장식하는 조개나물 꽃이 조금씩 말라가고 있는 걸 보니 이제 봄이 저만치 가고 있나 봅니다. 미처 만나지 못한 봄꽃들도 많은데...
야생화를 만나기 위해선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어디 야생화를 만나는 일뿐이겠습니다. 사랑하는 일 역시 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며 사랑할 기회가 항상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걸 잘 알면서도 뒤늦게 후회하곤 하게 되니, 이게 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