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이자리는 석죽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입니다. 길가와 빈터, 밭과 들에 흔하게 자라며 잡초로 여겨집니다. 잎과 꽃이 모두 쌀알 만하게 작아서 벼룩이자리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벼룩이자리는 아주 가늘고 연약한 식물로 전체에 잔털이 있으며 높이는 5~25cm입니다. 밑에서부터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갈라진 가지는 오밀조밀하게 땅바닥에 기대어 자랍니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달걀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합니다.
4~5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 끝에 흰꽃이 피며, 전체적으로 취산꽃차례(聚散花序)를 이룹니다. 꽃잎과 꽃받침조각은 5개씩입니다. 꽃이 보잘것없이 작지만 돋보기를 대고 보면 갖출 것 다 갖추고 모양도 제법 예쁩니다.
내 만난 꽃 중 가장 작은 꽃
냉이꽃과 벼룩이자리꽃이 이웃에 피어
서로 자기가 작다고 속삭인다.
자세히 보면 얼굴들 생글생글
이 빠진 꽃잎 하나 없이
하나같이 예쁘다.
동료들 자리 비운 주말 오후
직장 뒷산에 앉아 잠깐 조는 참
누군가 물었다. 너는 무슨 꽃?
잠결에 대답했다. 꿈꽃.
작디작아 외롭지 않을 때는 채 뵈지 않는
(내 이는 몰래 빠집니다)
바로 그대 발치에 핀 꿈꽃.
-황동규. '꿈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