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菖蒲)는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연못가나 도랑가 등 습지에 자라는데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요즘은 보기가 힘듭니다.
뿌리줄기(땅속줄기)는 굵고, 옆으로 뻗으며, 마디가 많습니다. 마디 밑부분에서 수염뿌리가 납니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모여나는데 밑부분을 서로 얼싸안으며 두 줄로 포개져 자라 전체적으로 무성한 포기를 이룹니다. 잎은 좁은 선형(線型)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높이는 60~90cm 정도입니다. 잎 가운데에 뚜렷한 맥(잎줄)이 있습니다.
꽃줄기는 가는 삼각기둥 모양으로 높이가 30cm 안팎이며 마치 잎처럼 보입니다. 5~6월에 꽃줄기 끝 한쪽에 뿔처럼 길죽한 타원형의 꽃이삭(꽃차례)이 달리는데 꽃이삭 밑의 꽃싸개잎(포)이 꽃줄기가 연장된 것처럼 위로 곧게 자라기 때문에 꽃이삭이 꽃줄기 가운데 달린 것처럼 보입니다. 꽃이삭은 길이가 5cm 정도이며 꽃이삭에는 자잘한 황록색 꽃들이 꽃자루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창포와 비슷한 것으로 석창포가 있습니다. 석창포는 남부지방의 계곡과 냇가의 바위틈에 자라는데 창포보다 작고, 잎의 가운데 맥이 뚜렷하지 않으며, 꽃이삭이 더 깁니다.
창포는 잎과 뿌리 등 식물체 전체에 독특한 향기가 있어 전통적인 방향성 식물 곧 허브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잎을 손으로 비벼 보면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음력 5월 5일 단옷날에 창포 잎을 넣고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일 년 내내 병이 없고 피부와 머릿결이 고와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창포물에 씻은 후 아이들은 단오빔이라고 하여 홍색과 녹색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여인들은 창포의 뿌리줄기를 깎아 '수(壽)' 혹은 '복(福)'이라는 글자를 새기고 그 끝에 연지로 붉게 칠하여 머리에 꽂았는데 이 창포 비녀를 단오장(端午粧)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멋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붉은 색이 악귀를 쫓아내 재액(災厄)을 막는다는 민간 신앙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뿌리줄기를 약재로 사용하며, 예전에는 염료식물로도 이용하였습니다.
창포라는 이름은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창포의 생김새 특히 창포 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꽃창포를 창포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창포와 꽃창포는 잎 모양과 물가에 산다는 점이 서로 닮았을 뿐 꽃창포는 붓꽃과에, 창포는 천남성과에 속하는 전혀 다른 종(種)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