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의 꽃친구들

  엉겅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의 풀밭에서 흔하게 자랍니다.

  줄기는 곧게 서고 높이는 50~100cm입니다. 줄기와 잎에 흰색 털이 나 있습니다. 뿌리잎은 줄기잎과 비슷하지만 더 크고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습니다. 줄기잎은 어긋나고, 길쭉한 타원형으로 깃꼴로 갈라지며 밑부분이 줄기를 감쌉니다. 갈래조각의 가장자리는 다시 갈라지고 끝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습니다.

  6~8월에 즐기와 가지 끝에 붉은 보라색 꽃이 핍니다. 드물지만 흰색 꽃도 있습니다. 꽃은 여러 개의 통 혹은 관(冠) 모양의 꽃들이 모여 머리 모양을 이루어 한 송이 꽃처럼 보이는 머리모양꽃(頭狀花)입니다.

  엉겅퀴라는 이름은 이 식물이 출혈을 멈추게 한다고 하여, 즉 피를 엉기게 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키가 크고 가시가 있고 꽃이 붉다는 특징 때문에 항가시, 항가새, 가시나물 등으로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엉겅퀴의 어린순과 어린잎은 나물이나 국거리로 이용하는데 맛이 꽤 좋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뿌리 또는 잎과 줄기를 말려 중요한 약재로 씁니다. 지혈․해열․소종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지느러미엉겅퀴, 바늘엉겅퀴, 고려엉겅퀴, 큰엉겅퀴 등의 엉겅퀴 종류가 있습니다. 이중 지느러미엉겅퀴는 귀화식물로 줄기에 세로로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지느러미 모양의 날개가 있습니다. 바늘엉겅퀴는 바늘처럼 딱딱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특징이며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제주도의 한라산에서 자랍니다. 고려엉겅퀴 역시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잎이 뾰족한 달걀형으로 가장자리에 가시같은 톱니가 있습니다. 큰엉겅퀴는 꽃송이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서양에도 우리의 엉겅퀴와 비슷한 종류가 있어 전설이 전해집니다.

  시골에 젖소를 기르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동안 짜 모은 우유를 가득 담은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장으로 가면서 우유를 팔아서 무엇을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즐거워하였습니다. 그러다 그만 엉겅퀴 가시에 찔려 깜짝 놀라 이고 있던 항아리의 우유를 모두 쏟고 말았습니다. 소녀는 너무 화가 나고 슬퍼서 그만 기절해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훗날 소녀는 젖소로 태어나 길가에 있는 엉겅퀴를 모두 뜯어먹고 다닌다고 합니다. 엉겅퀴 가운데 간혹 잎에 흰 무늬가 있는 변이들이 있는데 이것은 소녀가 엎지른 우유의 흔적이라고 합니다. 이 전설 때문인지 엉겅퀴의 꽃말은 '소녀의 한', '위급', '경계'입니다.

  또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옛날 스코틀랜드에 침입한 데인족(Dane, 덴마크인의 조상)이 한밤중에 소리를 내지 않고 성을 급습하기 위해 맨발로 잠입하다가 맨 앞의 척후병이 성 밑에 난 엉겅퀴에 찔려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기습이 발각되었고, 성을 지키던 병사들이 용감히 싸워 데인족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그후 엉겅퀴가 나라를 구했다고 하여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문장(紋章)에 엉겅퀴 그림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영국에서 사용되는 5펜스짜리 동전에 바로 이 엉겅퀴가 그려진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