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은 연못에 흔하게 자라는 마름과의 한해살이 물풀입니다.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가늘고 긴 줄기가 자라 물 위로 떠오릅니다. 잎은 줄기 끝에 모여 나서 물 위에 뜨는데 앞면은 윤기가 있고 뒷면은 잎줄에 긴 털이 많이 나 있습니다. 잎몸은 마름모꼴 비슷한 삼각형 모양으로 밑 부분은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윗 부분의 양쪽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습니다. 잎자루에는 연한 털이 나 있고 굵은 부분이 있는데 이는 공기 주머니로서 물 위에 뜨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7~8월에 잎겨드랑에서 물 위로 나온 꽃자루 끝에 꽃이 핍니다. 꽃은 지름이 1cm 정도이고, 흰색이며, 꽃잎과 수술은 각각 4개, 암술은 1개입니다.
검은색 열매는 겉이 딱딱하고, 납작한 세모꼴이며, 양쪽에 뿔이 나있습니다. 가을에 익은 열매는 물속에 가라앉아 이듬해 봄에 싹이 틉니다. 열매의 속살은 먹을 수 있는데 밤처럼 고소합니다.
한방과 민간에서 열매, 과피, 잎, 줄기 등을 약재로 사용합니다. 특히 열매는 해독과 항암 성분이 있어 해독제와 위암 등의 치료에 쓰입니다.
영어로는 마름을 물에서 나는 밤이라는 뜻으로 워터 체스넛(Water-Chestnut)이라고 합니다.
영혼의 화가, 또는 태양의 화가라고 불리우는 빈센트 반 고흐가 1874년 1월에 그의 평생 지기인 아우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감탄할 거리가 있을 때는 참을 것이 아니라 즉시 감탄해야 합니다. 고흐가 지칭한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 드는 사람이었을 때 우리의 얼굴 표정은 화날 때밖에는 움직이는 일이 없을 테지요. 그리고 어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이 화가에게만 주어진 사명이겠습니까. 우리 지구의 내일을 위해서도, 개개인의 감탄을 위해서도 꼭 해야할 일이지요. 잡초 속에 피어 있는 풀꽃 한 송이, 산여울에서 헤엄치고 있는 작은 물고기. 푸른 바다.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 아름다운 저녁 노을….
가슴을 열고 보면 어디 감탄할 거리가 한두 가지입니까. 가슴 두근거리고 놀라고 환호할 때 우리의 행복은 곱으로 느껴지고, 그 기쁨이 밴 얼굴만큼이나 좋은 화장을 한 얼굴은 없을 것입니다.
-정채봉. '감탄하라 감탄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