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제비고깔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중부 이북의 산에서 자라는데 좀 귀한 편입니다.
줄기는 1m 정도 높이로 곧게 자랍니다. 잎은 어긋나고, 단풍잎 같이 3~7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고르지 않은 톱니가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잎자루가 짧아집니다.
7~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여러 개의 꽃자루가 나와 꽃자루 끝에 고깔 모양의 꽃이 하나씩 달립니다. 이런 형태의 꽃차례를 총상화서(總狀花序)라고 합니다. 꽃받침은 5장인데 꽃잎처럼 보이며, 뒤로 꼬리처럼 가늘게 나온 부분(距)에 꽃잎과 꿀이 들어 있습니다.
속명(屬名) 델피니움(Delphinium)은 희랍어의 델피노스(delphinos, 돌고래)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아마 꽃봉오리가 돌고래 비슷한 데서 비롯된 듯합니다
큰제비고깔과 비슷한 제비고깔은 북부 지방에 분포하는데 줄기가 더 작고 잎이 더욱 가늘게 갈라지는 것이 다르다고 합니다.
제비꽃, 제비꿀, 제비난, 제비동자꽃, 제비붓꽃 등 우리 꽃에는 제비가 들어간 이름이 많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제비가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제비는 다른 새와는 달리 처마끝에 집을 짓고 살기 때문에 우리와 가까웠지요.
그러나 요즘은 제비를 보기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아파트가 많아져 제비가 둥지를 틀 곳이 마땅치 않고 무엇보다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제비의 먹이인 곤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비가 살기 힘든 환경이라면 분명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 환경이겠지요.
가을이면 강남으로 갔다가 봄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던 제비를 예전처럼 쉽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