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나무는 장미과의 낙엽 소교목으로 중국이 원산입니다. 중부 이남에서 주로 정원에 관상수로 심고, 분재용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노랗게 익은 열매가 참외와 닮았다고 하여 '나무에 달리는 참외'라는 뜻으로 목과(木瓜)라고 부르다가 모과가 되었다고 합니다.
높이는 5~10m이고, 수피는 녹갈색으로 얼룩 무늬가 있으며, 묵은 껍질은 비늘 조각이 되어 떨어집니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잔 톱니가 있습니다.
4~5월에 지름 2.5~3cm의 분홍색 꽃이 핍니다. 꽃잎은 5장입니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9월에 노란색으로 익는데 열매를 모과라고 합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매끈한 갈색 껍질의 나무를 보고 이렇게 예쁜 나무에선 어떤 열매가 열릴까 궁금하여 자기 집 앞마당에 옮겨 심었는데 가을에 열매를 보니 하나같이 못생겨 놀랐다고 합니다. 크게 실망하여 나무를 베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열매의 향을 맡아보았는데 그 향기가 기가 막히게 좋아 또 놀랐고, 향이 이렇게 좋으면 맛도 좋겠다 싶어 덥석 한 잎 베어 물었다가 그 떫은 맛에 한 번 더 놀랐다고 합니다. 이처럼 모과를 두고 모양에 놀라고, 향기에 놀라고, 맛에 놀라 세 번 놀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과는 못생긴 과일의 대명사로 쓰이기 때문에 모과 같다고 하면 누구나 화를 냅니다. 그러나 향기가 좋아 응접실이나 차 안에 두면 한참 동안 그윽한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떫고 시어 그냥 먹지는 못하고 술을 담그거나, 과육을 꿀이나 설탕에 재웠다가 차로 마십니다. 특히 모과 차는 기침에 좋다고 하며 요즘은 모과를 이용한 사탕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모과를 신경통, 해수 등의 약재로 사용합니다.
목재는 재질이 치밀하고 광택이 있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단단하고 다루기 쉬워 고급 가구의 재료로 쓰입니다. 흥부전에서 놀부가 흥부의 집에서 등에 지고 가져간 화초장이 바로 모과나무로 만든 장롱이라고 합니다.
우리 집 마당에는 모과나무가 한 그루 있다. 금년에는 모과가 너무 많이 열려서 걱정을 많이 하였다. 봄날 소독하는 사람들이 왔는데 떠들어대는 말인즉 "왔다, 맘대로 열려 뻔졌네" 하는 것이었다. 그 남도 사투리가 어찌나 절묘한 표현이었던지 가끔씩 생각이 난다. 저걸 다 놔두면 나무가 견뎌내지 못할 것 같고 똑같은 놈들이 매달려 있는데 어떻게 솎아주나 매일같이 걱정이었다.
헌데 날이 가면서 하나씩 두 개씩 떨어지더니 이제는 있을 만큼만 있고 말하자면 저희들끼리 다 솎아내서 이쁘게 커가고 있다. 자연의 섭리란 참 묘하구나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 섭리라는 것이 참으로 겁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모과나무 밑을 지날 때마다 나는 기도한다.
될 수만 있다면 저를 떨어뜨리지 마시고
저기 남아 있는 모과들처럼 매달려 있게 하여 주소서.
어느 가을날 노오랗게 익거든
그런 날에 당신의 품으로 저를 거두어 주소서.
-최종태. '형태를 찾아서'(1990)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