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는 참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소교목으로 함경남도 이남에 분포하며 산기슭, 밭둑 등에서 자랍니다.
높이는 9m 정도이고, 수피는 흑갈색이며 세로로 갈라집니다. 어린가지는 적갈색입니다. 잎은 어긋나고, 두 줄로 늘어서며,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는 침 같은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5~6월에 핍니다. 수꽃은 꼬리 모양의 긴 꽃이삭에 달리고, 암꽃은 수꽃 꽃이삭 밑에 대개 3개씩 달리는데 가시 같은 총포에 싸여 있습니다.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1송이에 1~3개의 밤알이 들어 있습니다.
밤꽃에는 특별한 향이 있습니다. 벌들이 밤꽃에서 모아온 밤꿀 역시 진한 밤꽃 냄새가 나며 맛이 조금 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그냥 내버려두는 방식으로 재배해 왔는데 1958년 무렵 밤나무혹벌레가 발생하여 밤나무가 전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해충에 강한 품종들이 재배되고 있는데 재래종 중에서 선발한 것들과 일본에서 들여온 것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래종 밤은 단맛이 강하며 일본 밤은 단맛이 적습니다. 재래종 중 중국종도 있는데 단맛이 많고 품질이 좋지만 해충에 약하여 재배가 부적당합니다.
식물들은 종족을 퍼뜨리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다 씁니다. 맛있는 과일을 만드는 것도 종족을 더욱 많이, 더욱 멀리 퍼뜨리기 위함입니다. 맛있는 과일을 사람이나 동물들에게 제공하여 그들이 그것을 먹고 그 안에 있는 씨앗을 뱉거나 배설물로 내보냄으로써 씨앗은 먼 곳까지 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밤나무의 열매인 밤은 가시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것은, 사과나 배 같은 것은 우리가 먹는 과육 속에 씨앗이 들어 있으나 밤은 우리가 먹는 부분이 바로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즉 씨앗인 밤톨을 먹어버리면 새로운 나무로 자랄 수가 없으므로 가시가 달린 껍질로 씨앗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밤은 옛부터 우리가 즐겨 먹었습니다. 과거엔 소풍갈 때 으레 삶은 밤을 가져갔고, 특히 겨울 간식거리로는 밤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겨울이면 화롯가에 둘러앉아 밤을 구워먹었고, 길거리나 유원지에서는 군밤을 실에 꿰어 혹은 종이 봉지에 담아 팔곤 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제사상에는 생밤이 올려지고, 약밥이나 송편 등 갖가지 음식에 밤이 사용됩니다.
목재는 재질이 단단하고 타닌이라는 방부제 성분이 있어 잘 썩지 않아 과거에는 철도 침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경주 천마총 내관의 목책도 밤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밤나무는 제사상이나 위패를 만드는데 쓰입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종자에서 싹을 틔울 때 껍질을 뚫고 올라오지만 밤나무는 껍질을 뒤집어 쓰고 올라오므로 자기가 나온 근본을 잊지 않는, 즉 선조를 잊지 않는 나무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