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유럽에 분포하는 낙엽 소교목으로 갈매나무과에 속합니다. 주로 마을 근처에 심어 기릅니다.
높이는 10m 정도입니다. 수피는 회갈색이며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집니다. 가지의 가시는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형으로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으며, 3개의 큰 잎맥이 뚜렷합니다. 앞면은 약간 윤이 돌고, 간혹 잎겨드랑이에 가시가 나기도 합니다.
5~6월에 잎겨드랑이에 2~3개의 황록색 꽃이 피는데 지름은 5~6mm이며, 꽃잎은 5장입니다. 열매는 타원형이며 9~10월에 적갈색으로 익습니다.
대추나무와 비슷한 것으로 산이나 마을 부근에서 자라는 묏대추나무가 있는데 긴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이고 열매는 먹을 수 있으나 과육이 적습니다. 또 씨앗에 알갱이가 거의 없는 보은대추가 있습니다.
열매인 대추는 날로 먹거나, 말려서 떡과 약밥 등의 요리에 이용하며 차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두루 쓰이는데 자양, 강장, 진해, 진통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대추는 열매가 많이 열려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므로 다남(多男)을 기원하는 상징물로 폐백 때 쓰입니다. 그리고 삼색 과실 중 하나로 제사상에 올려집니다.
재목은 단단하여 판목이나 떡메, 달구지, 도장 재료로 쓰입니다. 특히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도장은 행운을 가져온다는 속설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대추나무는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살아온 친근한 나무로 속담에도 등장합니다. "대추나무 방망이다"라는 속담은 모질고 탄탄하게 생긴 사람을 일컫는 말이고, "대추나무 연 걸리듯" 하다는 말은 여기 저기 빚이 많이 걸렸을 때나 일이 복잡하게 꼬일 때 쓰는 말입니다. 이것을 좋은 뜻으로 빗댄 것이 텔레비전의 농촌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입니다. 또 덩치는 작지만 성질이 야무진 사람을 "대추씨 같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단오에 대추나무를 시집보내는 풍속이 있었다고 합니다. 나무의 줄기가 둘로 갈라진 곳에 돌을 끼워주거나 상처를 내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대추가 많이 열린다고 합니다. 이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합니다. 가지가 상처를 받으면 잎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만들어진 당분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막아 오로지 열매를 맺는데 쓰이게 되고, 또 뿌리에서 만들어져 주로 잎과 줄기를 무성하게 하는데 쓰이는 질소가 위로 올라가는 것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무는 열매 맺기에 더 열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린 몇 밤, 저 안에 땡볕 한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장석주. '대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