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나무는 장미과 배나무속(屬)에 속하는 낙엽 교목을 총칭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배나무라고 하면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과수 품종을 가리킵니다.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습니다.
어린 가지는 흑갈색이며 매끄럽습니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달걀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습니다. 어린잎은 붉은빛이 돕니다. 4~5월에 짧은 가지 끝에 5~10개의 꽃이 모여 핍니다. 꽃은 흰색이고, 지름이 3.5~4cm이며, 꽃잎은 5장입니다. 열매는 9~10월에 황갈색으로 익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배는 신의 선물'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유럽에서는 배가 아주 오래 전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기원전부터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절이나 정원에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식용으로 재배하는 품종은 크게 서양배, 중국배, 일본배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돌배나무를 개량한 일본배를 주로 재배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배나무 종류로는 산돌배나무, 돌배나무, 참배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 예로부터 먹기 위해 재배해온 품종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본배에 밀려 거의 자취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배는 과육 속에 석세포(石細胞)가 있어 씹히는 감촉이 독특합니다. 주로 생식하지만 과즙이나 넥타로 가공하기도 합니다. 또 열매에 있는 효소가 고기를 연하게 하고 시원한 맛을 내며 소화를 돕기 때문에 고기를 재거나 냉면, 김치 등 여러 음식에 넣기도 합니다.
배나무는 꽃이 잎보다 먼저 피거나 같이 피고 꽃송이가 많기 때문에 나무 가득 꽃이 핀 모습이 풍성해 보입니다. 그리고 꽃이 흰색이어서 달빛을 받은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하얗게 핀 배꽃에 달은 환히 비추고 은하수가 삼경을 가리키는데
배나무 가지에 어린 봄의 정감을 소쩍새가 알겠느냐마는
다정다감함도 병인 듯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노라.)
-이조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