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으로 중국 원산입니다. 관상용 혹은 식용으로 심어 기릅니다. 흔히 앵두나무라고 하지만 본디 이름을 살려 앵도(櫻桃)나무라고도 합니다.
높이는 1~3m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어린 가지에는 털이 많습니다. 나무껍질은 흑갈색이며 불규칙하게 벗겨져 지저분하게 보입니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습니다. 잎 앞면에는 잔털이 있고 뒷면에는 흰색 털이 빽빽이 나 있습니다. 꽃은 4~5월에 잎보다 먼저 또는 잎과 같이 피는데 흰색 혹은 연한 홍색이며, 1~2개씩 모여 핍니다. 지름은 1~2cm이고, 꽃잎은 5장입니다. 둥근 열매는 6월에 홍색으로 익습니다.
열매인 앵두는 날것으로 먹거나 젤리, 잼, 화채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열매와 가지를 약재로 씁니다. 열매는 이질과 설사에 효과가 있고 기운을 북돋아주며, 가지를 태운 재는 복통과 전신통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앵두나무는 500~600년 전쯤 우리나라에 들어와 널리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앵두는 특히 과실 가운데 가장 먼저 익기 때문에 고려 때부터 제물로 귀하게 여겼고, 조선의 여러 임금들이 앵두를 좋아하였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잘 익은 앵두는 붉은색이 고우면서도 속이 들여다보일 듯 맑고, 만지면 터질 것 같이 보드라운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여인의 아름다운 입술을 흔히 앵두에 비유하곤 하였습니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1955년)로 시작하는 옛날 대중가요가 있습니다. 앵두나무가, 물기가 많고 햇빛이 잘 비치는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과거엔 동네 우물가에 많이 심었던 모양입니다. 동네 우물가는 아침 저녁으로 아낙들이 모여 입방아를 찧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소식을 나누던 곳으로 소문이 만들어지고 퍼지던 곳이었지요. 그러니 용감한 처녀들이 서울로 도망갈 모의를 한 곳도 역시 앵두나무 우물가였을 것입니다
앵두나무 꽃그늘에서 / 벌떼들이 닝닝 날면
앵두가 다람다람 열리고
앞산의 다래나무가 / 호랑나비 날개짓에 꽃술을 털면
아기 다래가 앙글앙글 웃는다
태초 후 / 45억 년쯤 지난 어느 날
다랑논에서 올벼가 익어갈 때
청개구리의 젖은 눈알과 / 알밴 메뚜기의 볼때기에
저녁노을 간지럽다
된장독에 쉬 슬어놓고 / 앞다리 싹싹 비벼대는 파리도
거미줄 쳐놓고 / 한나절 그냥 기다리는
굴뚝빛 왕거미도 / 다 사랑하고 싶은 날
-오탁번. '사랑하고 싶은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