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나무는 장미과의 낙엽 소교목으로 복사나무라고도 합니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주로 과일나무로 재배합니다.
가만 두면 5~6m 정도까지 자라고, 나무껍질은 짙은 홍갈색입니다. 잎은 어긋나고, 끝이 뾰족한 피침형이며 가장자리에는 작은 톱니가 있습니다. 4~5월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데 분홍색이 가장 많고 흰색, 진홍색도 있습니다. 꽃잎은 5장입니다. 열매는 7~9월에 익으며 겉에 짧은 털이 빽빽이 나는 종류와 그렇지 않은 종류가 있습니다.
복숭아나무의 열매 곧 복숭아는 보통 날것으로 먹지만 통조림, 주스, 잼 등으로 가공하기도 합니다. 복숭아 씨는 한방에서 도인(桃仁)이라고 하여 정혈제로 사용되며 그밖에 나무의 속껍질, 잎, 꽃, 나무진 등도 약재로 쓰입니다.
원산지가 중국인 복숭아나무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과수 중 하나이며 기원전 1~2세기에 비단길을 따라 유럽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사기에 복숭아에 관한 기사가 자주 나오는 것으로 보아 오랜 옛날부터 복숭아나무를 재배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개량 품종들이 도입된 것은 1900년대 초부터입니다.
요즘은 꽃을 보기 위하여 개량된 복숭아나무도 많은데 꽃잎이 여러 겹으로 된 만첩홍도, 만첩백도 등이 있습니다.
흔히 이상향을 도원경(桃源境),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고 합니다. 이는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유래합니다. 무릉의 한 어부가 고기를 잡기 위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복숭아꽃이 만발한 곳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작은 동굴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세상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평화롭고 아름다운 별천지가 나타났습니다. 그곳에는 진(秦)나라 때 난리를 피해 이곳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후손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부는 그들에게 바깥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고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며칠을 머물다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어부는 곧 태수에게 사실을 고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아가려고 하였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옛 중국 사람들은 하늘에는 신선이 먹는 복숭아 곧 천도(天桃)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동방삭은 곤륜산의 여신선 서왕모(西王母)의 복숭아를 훔쳐먹고 삼천갑자년 즉 18만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또 서유기에서는 손오공이 이 복숭아를 따먹고 천궁을 어지럽힌 죄로 삼장법사가 구해 줄 때까지 500년 동안 바위틈에 갇히는 벌을 받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복숭아는 신선이 먹는 과일로 장수를 상징하였기 때문에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잔, 고려 때의 청자연적, 조선 시대의 백자연적 등에는 복숭아나무의 꽃과 잎, 열매가 그려진 것이 많습니다. 조선 초기의 화가 안견의 대표적인 산수화인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는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본 것을 안견에게 이야기하여 그리게 한 것인데 도연명의 '도화원기'의 내용과 거의 같습니다.
민간에서는 복숭아나무를 귀신을 물리치는 나무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제사를 드리는 사당이나 집 안에는 복숭아나무 심지 않았으며 지금도 제상에는 복숭아를 올리지 않습니다.
복숭아꽃은 고향의 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고향의 봄' 노래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꽃이 바로 복숭아꽃입니다. 비록 복숭아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하더라도 이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고향의 봄을 떠올립니다. 어릴 적 복숭아를 먹다가 벌레가 나와 놀란 기억은 다들 갖고 있을 것입니다.
오산리 계집애들 몇이 복숭아 서리 갔다가
난데없이 주인한테 들키는 바람에
복숭아나무에서 그냥 뛰어내렸대요
치마가 훌러덩 뒤집어지는 줄도
그때는 정말로 몰랐대요
-안도현. '부끄러움에 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