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입니다. 중부 이남의 산에 자라며 관상수로 심기도 합니다.
높이는 7m 정도이고 나무껍질은 회갈색입니다. 가지는 층층나무과의 특징대로 층을 지어 수평으로 퍼집니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잔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습니다. 4~5쌍의 잎맥이 잎의 모양을 따라 나란히 휘어서 잎 끝으로 몰리고, 뒷면에는 털이 많습니다.
꽃은 5~6월에 짧은 가지 끝에 달리는데 특이하게도 십자(十字) 모양을 하고 있는 4장의 흰 꽃잎이 먼저 눈에 띕니다. 그러나 실은 꽃잎이 아니라 잎이 변한 포(苞)입니다. 꽃잎에 달려 있으면 꽃받침이지만 꽃차례 밑에 달려 있기 때문에 포라고 부릅니다. 4장의 포 가운데 구슬처럼 동그란 부분이 꽃인데 하나의 꽃처럼 보이지만 실은 수십 개의 아주 작은 담황색 꽃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꽃차례(花序)를 두상화서(頭狀花序)라고 합니다. 비록 많은 꽃들이 모여 있지만 워낙 꽃들이 자잘하여 꽃차례의 지름이 1cm도 안 되고 색깔도 두드러지지 않아 확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꽃이 곤충의 눈에 잘 띄어 꽃가루받이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4장의 포가 하얀 꽃잎처럼 변한 것입니다. 식물도 생존과 번식을 위해 꾀를 부린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포는 처음에는 연초록이었다가 차츰 새하얗게 변합니다.
꽃이 지고 나면 겉이 오돌토돌하고 동그란 초록색 열매가 맺히는데 가을에 붉게 익습니다.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이 열매의 생김새와 색깔이 딸기 같다고 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열매는 먹을 수 있으며 달착지근한 맛이 납니다.
한때 예수님의 십자가를 만든 나무가 산딸나무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딸나무가 예수님이 사시던 더운 나라의 나무라면 이 땅의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4장의 포가 십자(十字) 모양을 하고 있어 그런 말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잎이 매끈하고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긴데다 예쁜 열매까지 맺기 때문에 요즘은 정원과 공원에 많이 심습니다. 나무는 재질이 질기고 단단하여 베틀의 북이나 농기구, 자루, 절구공이 등으로 썼습니다. 한방에서는 꽃과 잎을 야여지라고 하며 약재로 씁니다.
전세계에 몇 종류의 산딸나무들이 있는데 서양에서는 조경수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서양산딸나무는 산딸나무와는 달리 포(苞) 끝이 뾰족하지 않고 둥글며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잎이 나기 전에 꽃이 먼저 나무에 가득 피는데 포(苞)가 흰색뿐 아니라 맥을 따라 연한 붉은 색을 띄는 종류도 있어 산딸나무보다 화려합니다. 그렇지만 열매는 먹을 수 없으며 모양도 길쭉하여 산딸나무의 열매만큼 예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