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은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으로 산과 들에 흔하게 자랍니다. 찔레나무라고도 합니다.
높이는 2m 정도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가지 끝 부분이 밑으로 처집니다. 가지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많이 나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며, 5~9장의 작은잎으로 구성된 깃꼴겹잎입니다. 작은잎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습니다. 잎자루 밑에 붙어 있는 턱잎(托葉)에 빗살처럼 생긴 톱니가 있으며 밑 부분이 잎자루와 합쳐집니다.
5~6월에 가지 끝에 지름 2~3cm의 흰색 혹은 연한 붉은색 꽃이 모여 피는데 향기가 좋습니다. 꽃잎은 5장입니다. 열매는, 속에 1개의 씨앗이 들어 있고 익어도 벌어지지 않는 수과(瘦果)로 콩알만하며 가을에 붉게 익습니다.
꽃은 향기가 좋아 향수의 원료로 사용하고, 열매를 소주에 담그어 찔레술을 만들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영실이라고 하여 덜 익은 열매를 말려 약재로 쓰는데 이뇨 해열 해독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종명(種名) 물티플로라(multiflora)는 꽃이 많다는 뜻인데 한 나무에 많은 꽃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것 같습니다. 찔레라는 우리 이름이 어떻게 해서 붙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찔레꽃 가지에 가시가 많은 것으로 보아 '찌르다'는 말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미는 야생 장미를 기본종으로 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원예종입니다. 세계에는 많은 야생 장미 곧 들장미가 있는데 찔레꽃은 우리나라의 들장미라고 할 수 있으며 역시 장미 육종에 대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꽃도 화려하고 향기도 좋은 장미보다 야생인 찔레꽃에 벌과 나비가 훨씬 더 많이 날아든다는 것입니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으로 시작하는 흘러간 대중가요가 있습니다.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노래입니다. 그러나 찔레꽃은 연한 붉은색은 있지만 붉은색은 없습니다. 아마 작사자가 해당화를 찔레꽃으로 착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쪽에 자라고 꽃이 붉은색이며 찔레꽃과 흡사하다면 분명 해당화일 것입니다.
군것질거리가 궁할 뿐 아니라 보릿고개가 힘겨웠던 시절, 아이들은 연한 찔레순의 껍질을 벗겨 먹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들은 아마 그 맛을 기억할 것입니다. 물론 지금 먹어 보면 그 때 그 맛은 아니겠지만...
찔레꽃이 하얗게 / 피었다오.
언니 일 가는 광산 길에 / 피었다오.
찔레꽃 이파리는 / 맛도 있지
배고픈 날 따 먹는 / 꽃이라오.
광산에서 돌 깨는 / 언니 보려고
해가 저문 산길에 / 나왔다가
찔레꽃 한잎 두잎 / 따 먹었다오.
저녁 굶고 찔레꽃을 / 따 먹었다오.
-이원수. '찔레꽃'(1930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