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나무는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상록 관목입니다. 주로 중부 이남의 바닷가 산기슭에 자라며 생울타리나 정원수로 많이 심습니다.
높이는 2~6m입니다. 어린 줄기는 매끈하고 녹색이지만 점차 흑갈색으로 변합니다.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상록 활엽수가 그렇듯 잎이 두껍고 질긴데 이를 혁질(革質)이라고 합니다. 앞면은 짙은 녹색으로 윤이 나고 뒷면은 황록색입니다.
6~7월에 지름이 7mm쯤 되는 작은 담녹색 꽃들이 잎겨드랑이에 모여 달립니다. 꽃잎은 4장이고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입니다. 열매는 둥글며, 가을이 되어 붉게 익으면 4갈래로 갈라져 주황색 껍질에 싸인 예쁜 씨가 나타납니다.
한방에서는 사철나무의 껍질을 이뇨제와 강장제로 씁니다.
사철 푸른 잎을 가진 나무라고 해서 같은 잎이 항상 그대로 달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낙엽 지는 나무처럼 가을에 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것이 아닐 뿐 조금씩 묵은 잎이 떨어지고 새 잎이 돋아납니다. 사철나무의 경우 이른 봄 연초록의 새잎이 일제히 돋아나고 묵은 잎은 서서히 떨어져 항상 푸르게 보입니다.
사철나무라는 이름은 사철 푸른 잎을 볼 수 있다는 데서 유래된 것 같습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겨울에도 잎이 푸르다고 하여 겨우살이나무 혹은 동청목(冬靑木)이라고도 부릅니다. 영어로는 에버그린 스핀들 트리(evergreen spindle tree)라고 합니다.
사철나무와 비슷한 식물로 남부 지방에서 자라는 줄사철나무가 있는데 사철나무와는 달리 줄기가 나무나 바위를 기어오르는 덩굴식물입니다. 그밖에 잎 가장자리에 백색 줄이 있는 은테사철과 황색 줄이 있는 금테사철, 잎에 황색 무늬가 있는 금사철과 유백색 무늬가 있는 은사철, 그리고 잎이 큰 무른나무 등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의 친구를 수십 년 만에 만났습니다. 이게 얼마 만인가, 하며 반갑게 악수를 하고 난 다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똑같이 말했습니다.
"너, 하나도 안 변했다."
안 변하긴 왜 안 변했겠습니까?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데. 아마 기억 속의 옛 모습이 아직 남아 있어 반가웠던 게지요. 생각해 보니 "너, 참 많이 변했다"는 말보다는, 비록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너, 하나도 안 변했다"는 말이 훤씬 더 좋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사실 세상에 아무 것도 없으며 그러기에 인생 무상, 제행 무상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변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분명 있습니다.
사람들이 사철나무를 비롯한 상록수를 좋아하는 것은 추운 겨울을 꿋꿋이 이겨내고, 다시 말해 한겨울에도 그 모습이 변하지 않고 사시사철 한결같은 모습을 지닌다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