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감의 색인을 찾아보면 '며느리밥풀'은 없습니다. 대신 꽃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면 이들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냥 통틀어 며느리밥풀이거니, 하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꽃 모양은 거의 같으니까요.
며느리밥풀은 산지의 양지 바른 곳을 좋아하며 30~70cm 정도로 자랍니다. 7~9월에 홍색, 홍자색, 혹은 흰색의 꽃이 피는데 한 개의 꽃대에 여러 개가 촘촘이 달립니다.
며느리밥풀은 슬픈 이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외아들을 둔 어머니가 며느리를 맞아들였습니다. 며느리를 맞아들일 땐 기뻤지만 곧 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며느리를 미워하기 시작하여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구박하였습니다. 게다가 사는 게 궁핍해 아들이 머슴살이를 떠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만 남게 되자 구박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하루는 며느리가 밥을 하다가 뜸이 잘 들었나 보기 위해 밥알 몇 개를 입에 넣었습니다. 마침 시어머니가 이것을 보고 어른이 밥을 먹기도 전에 먼저 먹는다고 몽둥이로 때렸는데 그동안 몸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며느리는 그만 밥 알을 물고 죽고 말았답니다. 다른 이야기엔 시아버지 제삿날 밥을 하다가 그랬다고 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그 후 며느리가 묻힌 무덤에서 며느리 입술을 닮은 빨간 꽃이 밥알 두 개를 문 모습으로 피어났고, 사람들은 이를 며느리밥풀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근거가 없고 꽃이 작고 예쁜데다 밥알을 문 것 같이 귀여워 며느리밥풀이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