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다 갈 즈음이면 초록빛 용담의 잎은 자줏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농익은 보랏빛 꽃송이는 붉게 물들었다가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산야와 참 잘 어울린다. 오래도록 꽃을 피워 보는 이를 기쁘게 하고, 뿌리는 또 약으로 쓰이는 용담. 용담은 마치 세상을 살면서 자기처럼 이로운 존재로 살라고 우리에게 몸소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이유미. '한국의 야생화')
용담(龍膽)은 용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역의 산에서 자랍니다. 줄기는 20~60cm 정도이고, 마주 나는 잎은 잎자루가 없고 길쭉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잎에는 3개의 긴 잎맥이 있습니다.
8~10월에 종 모양의 보라색(자주색) 꽃이 피는데 꽃잎 가장자리가 5개로 갈라져 뒤로 젖혀집니다. 흰꽃이 피는 것을 흰용담이라고 부릅니다.
용담은 뿌리를 약으로 씁니다. 그런데 쓴맛이 웅담보다 더하다고 해서 용담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용담 종류로는 용담과 비슷하지만 잎과 꽃송이가 조금 다른 큰용담과 칼잎용담이 있습니다. 그리고 봄에 작은 연한 자주색 꽃을 피우는 구슬붕이 역시 용담과에 속합니다.
이 세상 꽃 한 송이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리
떠나는 그대 보내고 돌아오는 길
그대 떠나고 없는 허공에
밀려 밀려 돌아오는 길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내 안에 가두지 않으리
소유하려는 것은
얼마나 큰 고통인지
하늘을 내 안에 가둘 수 없으니
물줄기 하나도 내 안으로만 흐르게 할 수 없으니
집착의 손을 놓으리
이 세상 꽃 한 송이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리
-도종환. '돌아오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