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은 말 그대로 바다 국화로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반목본성 식물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줄기가 겨울에도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 남아 몇 해씩 견디며 나무처럼 되어 나무도 풀도 아닌 상태로 자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주로 중부 이남의 바닷가 바위 사이에 자랍니다.
줄기는 30~60cm 정도로 비스듬히 자라며, 잎은 어긋나게 달리지만 주로 밑부분에 달리기 때문에 모여 나는 것 같습니다. 잎은 좀 두꺼운 편으로 주걱 모양이며 양면에 털이 나 있고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톱니가 약간 있습니다.
7월~11월에 연한 자주색 꽃이 핍니다.
언젠가 영덕에 가는 길이 있어 잠시 짬을 내 바다 바람을 쐬며 해국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해국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겨우 찾아낸 것도 때가 이른지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소풍 가서 '보물 찾기'를 하듯 한참을 찾아 다닌 끝에 다행히 꽃이 핀 해국 한 송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고 날씨마저 잔뜩 찌푸려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몸으로 바람을 막으며 겨우 사진을 찍은 다음, 나중에 해국이 활짝 필 때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일 년이 넘도록 해국을 만나러 가질 못하고 있습니다. 11월입니다. 남쪽 바닷가엔 아직 해국이 피어 있을 것입니다. 바닷가 절벽에 무리 지어 핀 해국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은 것이 있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직 보지 못하였기에 아쉽고 마음 아픈 일이지만 볼 희망을 가지고 있기에 마음 설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닷가 절벽에 무리지어 핀 해국도 우연히 만날 날을 기다리며 보고 싶은 것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