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은 알 수 없지만 이름이 귀여운 맨드라미는 열대 아시아 원산의 한해살이풀로 비름과에 속합니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습니다. 줄기는 20~90cm정도로 곧게 자라며 전체에 털이 없고 붉은 빛이 돕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있습니다.
7-9월에 편평한 꽃줄기에 아주 작은 꽃들이 모여 핍니다. 이러한 형태를 이삭꽃차례(수상화서)라고 합니다. 즉 윗부분이 수탉의 볏처럼 주름진 모양을 한 덩어리 자체가 하나의 꽃이 아니라 수많은 잔꽃들이 촘촘히 붙어 하나의 큰 덩어리(화서)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색깔은 빨간색과 노란색이 가장 흔하고 흰색, 자홍색, 적갈색 등도 있습니다.
맨드라미는 많은 품종이 있어 꽃 모양과 색깔 그리고 크기가 매우 다양합니다.
맨드라미를, 꽃 모양이 마치 닭의 볏처럼 생겼다고 하여 계관화(鷄冠花)라고 합니다. 영어 이름인 콕스콤(cockscomb) 역시 같은 뜻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맨드라미 꽃을 보며 똑같이 닮의 볏을 연상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꽃의 전설은 항상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맨드라미는 좀 다릅니다. 옛날 힘이 센 장군이 있었는데 바른 말을 잘 하는 충신이었습니다. 그는 왕의 신임을 받았지만 간신들의 미움을 받아 줄곧 전쟁터에 머물다 마침내 적장의 항복을 받고 개선하였습니다. 그러자 간신들의 음모가 더욱 치밀해지고 그를 신뢰하던 왕도 결국 마음이 흔들려 장군을 불렀습니다. 장군이 왕 앞에 나오자 갑자기 군사들이 그를 둘러쌌습니다. 결백을 주장할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처형될 판이었습니다. 장군은 군사들을 물리치고 그곳을 빠져나오려 했으나 그만 깊은 성처를 입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간신들은 이때다 싶어 이런 무능한 자를 장군으로 삼고 신뢰한 왕 또한 무능하다고 역모를 꾀합니다. 이를 보고, 죽어가던 장군이 일어나 마지막 힘을 다해 간신들을 모두 죽이고 기진하여 죽고 맙니다. 왕은 장군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러 주었는데 얼마 후 그의 무덤에서 꽃 한 송이가 피어났습니다. 왕을 보호하려는 듯 튼튼한 방패 모양을 한 맨드라미 꽃이었습니다.
맨드라미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재배된 지 꽤 오래 된 친숙한 꽃입니다.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귀한 대접을 받는 것도 아니지만 과거 꽃밭에는 항상 맨드라미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맨드라미는 서민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고 어릴 때부터 보아온 친근한 꽃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 함께 하고 있는 꽃 중의 하나가 맨드라미입니다.
